[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힘’이라는 것은 순간적으로 내는 순발력과 꾸준히 버틸 수 있는 지구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100m 단거리를 뛰는 선수에게 순발력이 중요하다고 하면 마라톤 경주를 하는 선수에게는 2시간 가까이 되는 경기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지구력이 그보다 중요할 것이다.
사람들의 삶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순발력과 같이 순간적으로 지혜를 발휘하거나 임기응변을 잘해야 할 상황이 있는 반면에 한 곳을 바라보며 꾸준히 버티며 나아갈 수 있는 지구력과 같은 ‘인내’도 필요한 법이다.
그런데 만약 이 둘 중에 딱 하나만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엇이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될까? 물론 당장의 상황을 바꾸고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순간적인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더 멀리 보면 결국 우리 인생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순간 발휘되는 ‘기지’가 아니라 꾸준히 버티는 ‘인내’의 힘인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해 ‘인내’를 이와 같이 설명해 주신다. 한 도시에 재판관이 한 명 있었다. 그런데 이 재판관은 어찌나 교만한지 사람을 쉽게 무시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하나님조차 업신여길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재판관에게 한 과부가 찾아온다. 이 과부는 자신이 겪고 있는 억울한 일을 해결해 달라고 말한다.
처음에 이 재판관은 이 과부의 요청을 가볍게 무시하며 돌려보낸다. 그런데 이 과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재판관을 찾아와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몇 번이고 그녀의 청을 무시하던 재판관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을 무시하나 이 과부가 나를 번거롭게 하니 내가 그 원한을 풀어 주리라 그렇지 않으면 늘 와서 나를 괴롭게 하리라”(눅 18:4-5)
그는 이 과부의 청을 무시하는 것보다 그녀의 청을 들어주는 것이 훨씬 쉬운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재판관으로 하여금 이런 생각을 하도록 만든 것은 바로 과부의 인내심이었다.
이 재판장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과부의 청을 들어주었지만 사실 이 힘없는 과부의 인내와끈기가 재판장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우리 인생의 결정적인 변화의 순간은 언제인가? 어떤 이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한 순간의 선택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단지 몇 번의 옳은 선택을 통해서 순식간에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우리 몸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땀을 흘릴 정도의 근력 운동을 몇 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쉬운 운동이라도 꾸준히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듯, 우리의 인생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힘은 바로 ‘인내’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내의 효과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이야기를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바로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이다.
경주가 시작되자 토끼는 거북이를 이기겠다는 목표를 향해 전력으로 뛰어간다. 그러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고서는 저 멀리서 느릿느릿 기어오는 거북이를 보게 된다. 토끼는 이 경주의 결과가 이미 결정되었다고 생각한다. 거북이의 느린 걸음으로는 절대로 자신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말이다. 자신이 무엇을 하던 어떤 선택을 하던 이 경주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게 차오른다.
이런 생각이 들자 토끼는 이내 거북이와의 경주에 흥미를 잃는다. 그리고 그대로 토끼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쉼을 취하다가 잠이 든다.
그런데 거북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결승선만을 바라보며 걸어간다. 토끼가 빠른 속도로 자신을 앞질러 갈 때에도, 길 가에 누워서 잠을 잘 때에도 거북이의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거북이의 관심사는 오로지 이 경주를 끝까지 마치는 것이었다. 토끼의 발이 자신과 비교하여 얼마나 빠른지는 상관이 없었다. 토끼가 얼마나 자신보다 앞서 있는지도 관심이 없었다.
거북이는 주변의 환경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경기에 임한다. 그리고 이런 인내가 결국 거북이에게 승리를 안겨주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다.
우리 인생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인내심은 우리 인생의 변화를 위한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의 삶을 참으로 즐겁고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해 우리 자신이 이루어야 하는 멋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아무리 계획이라고 할지라도 온전히 이루기까지 견디는 인내심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 또한 기억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