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권리란 무엇인가? 어떤 대상에 대해 자신이 행할 수 있는 영향력을 나타낸다. 즉 어떤 물건에 대해 권리가 있다는 것은 그 물건의 처분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히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스스로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의 문제에 대한 처분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신년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운명을 미리 알고자 점을 친다. 초자연적인 힘을 가졌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그 미래가 곧 자신의 운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그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권리가 자기 자신이 아닌 어떤 운명이나 거대한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에 있다고 믿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어째서 우리 자신의 운명을 다른 사람이나 외부 환경에 맡기려고 하는가!
신약성경 야고보서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너희 중에 병든 자가 있느냐 그는 교회의 장로들을 청할 것이요 그들은 주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며 그를 위하여 기도할지니라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받으리라 그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병이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큼이니라”(약 5:14-16)
큰 병에 걸렸을 때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 병 때문에 자신의 운명이 죽음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절망이 되어 병이 그의 육신을 망가뜨리기 전에 이미 그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야고보는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힘써 기도할 것을 권하고 있다.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 성숙된 믿음을 품고 있다고 여겨지는 장로들을 청하여서라도 함께 기도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기도가 결국은 병을 고치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도’라는 행위 자체가 병을 고치는 ‘능력’이라는 말이 아니다. 질병에 고통을 당하면서도 자신이 낫기를 바라며 기도를 한다는 것은 내 미래의 운명이 이 질병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있다는 믿음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권세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물론 논리적으로 혹은 철학적으로 이 명제를 분석해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수많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기 선언’은 분명 많은 문제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도 쉽게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예수님이 여리고를 지나갈 때 맹인 바디매오가 예수님을 향해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주변의 사람들은 오히려 조용히 하라며 그를 꾸짖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더 큰 소리로 예수님을 불렀다.
예수님은 그에게 다가가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고 물으셨다. 그러자 그는 즉시 ‘ 선생님이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대답을 한 것이다. 예수님 주변에는 항상 병든 자, 가난한 자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왜 유독 이 바디매오만이 그의 이름을 외쳤을까?
만약 그가 자신의 운명이 외부의 요인으로부터 결정된다고 믿었다면 그는 잠잠하라는 주변 사람들의 꾸짖음에 입을 닫아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세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해서든 예수님께 도움을 받고자 사람들의 만류에도 멈추지 않고 큰 소리로 부르짖었던 것이다.
우리는 때로 실패할 수 있다. 우리의 계획이 잘못되어 일이 어긋날 수도 있고 때로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큰 문제에 부딪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에도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 권리가 다른 어떠한 것이 아닌 바로 나에게 있다고 믿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번의 실패는 결코 우리 인생의 마지막 결과일 리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코 우리 자신의 삶이 실패고 끝날 것이라고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운명은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라. 어느 누구도 세상 무엇도 여러분 자신의 운명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지금 당장 자신의 삶에 대한 권리를 세상을 향해 외치며 누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