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주일 오후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가까이 살고 있는 친구가 10분 내로 나오라며 전화를 했다.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가 친구의 차에 올라 어디 가냐고 물으니, 청남대 재즈토닉 음악회가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같이 가잔다. 재즈음악이 어떤 음악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일단 설레는 맘으로 함께 갔다. 3일 동안 하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차량들이 많았다. 오랜만에 찾은 청남대는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오늘 열리고 있는'재즈토닉'은 2017년부터 해마다 열렸다는데 처음으로 와 본다. 오늘 출연진은 플랫슈즈 핑크유닛, 박은혜, 위나와 조윤성트리오, 웅산, 스티브 캐링턴 트리오 인피니티, 애니멀 다이버스가 공연을 한단다.

평소에 알고 있는 가수는 하나도 없었다. 티켓팅을 하고 입장한 곳은 푸른 잔디밭 광장으로 많은 이들이 앉아 노래를 듣고 즐기고 있었다. 푸른 잔디밭에는 텐트존, 돗자리존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우리는 친구가 가져온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주변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자유롭게 앉아 음식을 먹으며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이런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음악회는 처음이라 어색했다. 

재즈 토닉은 오후 2시부터 시작하여 9시까지 한단다. 긴 시간 노래를 들으며 음식을 먹고 즐기는 모습이 처음에는 낮설게 다가 왔는데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이 음악회가 음식을 먹으며 여유롭게 관람하는 것을 알았더라면 미리 준비하고 왔을 텐데 갑자기 오다보니 많이 아쉬웠다.

오늘 출연 가수들은 잘 몰라도 새로운 분야의 음악과 분위기를 즐기기로 마음먹고 보았다. 웅산이라는 가수는 친구의 말에 의하면 재즈가수로 유명하단다. 그래서 인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많이 여유로워 보였다. 함께 하는 보컬들하고도 멋진 모습을 보여 주웠다. 마지막순서로 애니멀 다이버스의 연주를 보는데 처음 보는 악기다. 친구에게 물으니 디저리두와 핸드팬이란다. 디저리두는 아프리카사람들이 연주하는 긴 관으로 된 악기로 불기가 힘들어 보였다. 핸드팬은 말 그대로 손으로 연주하는 손 드럼이란다. 

청남대 재즈페스티벌은 넓은 호수도 바라 볼 수 있어 좋고, 푸른 잔디밭에서 편하고  자유롭게 재즈음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또한 청남대의 특별함과 함께 수준 높은 공연인 것 같아 오길 참 잘했다.  공연이 끝나고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떠난 자리에 흔적하나를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된 자리가 보기 좋았다. 공연도 좋고, 머물다 간 사람들이 뒷모습도 아름다워 집으로 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물다 간 자리도 아름답다는 말이 생각났다.

공연이 다 끝나고 나니 9시가 다되었다. 우리 차가 있는 주차장이 멀리 떨어진 곳이라 어두워 찾기가 힘들었다. 물어물어 주차장으로 가고 있는데 그 곳에서도 운영진들이 지키고 있었다. 어두운데 조심해 가시라며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주며 안내 해주었다. 오늘은 시작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감동의 시간이었다.

오늘과 같은 공연이나 문화생활을 수시로 접하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몰라 친구에게 방법을 물으니 '공연세상'에 가입하란다. 가입하는 방법을 몰라 며느리에게 부탁하니 카톡에 가입하면 된다며 설치해줬다. 이제부터 풍요로운 마음을 갖기 위해서라도 공연세상으로 자주 떠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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