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 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더위로 인한 사망은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 여름철이 되면 신체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은 무더위라고 하더라도 과언은 아니다. 매년 여름마다 “올해가 역대 최고로 덥다”는 말을 쉽게 듣게 된다. 그러나 올해의 더위는 그 어느 해보다도 유난히 심각하다. 초복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40도를 오르내린다. 다가오는 본격적인 여름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걱정이다.
90년대만 해도 다수의 국민이 냉장고 에어컨이 없이도 살았다. 여름이면 문을 활짝 열고 맞바람을 맞으며 복 수박을 먹으며 이겨냈다. 그래도 참을 수 없다면 등목으로 더위를 달래곤 하였다. 과거의 여름도 분명 덥긴 했지만, 오늘날처럼 ‘생존’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혹하지는 않았다.
도심은 인공건축물로 인하여 열기가 많은 환경을 만들었다. 과거와 같은 낭만의 여름은 추억 속의 기억이 되었다. 대신 여름의 무더위는 우리 삶과 안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재난으로 등장하였다. 지구는 대기 온도를 높이며 빙하를 녹이고 있다. 고온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기후의 변화로 한반도는 동남아시아권 국가들과 비슷한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해의 여름은 어느 해보다도 심각하게 신체에 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신체 중 더위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 피부이다. 특히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면 손상을 입는다.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태양에 노출된 피부는 10분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도 손상을 입는다. 무더위는 체온조절 기능을 하는 중추가 열에 의해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열사병을 발생하게 한다. 열사병은 다발성 장기손상과 기능장애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온열 질환이다.
모든 환자가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열사병 환자는 신속한 응급 대응이 필요하다. 발견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여야 한다. 이동 수단이 없는 경우 바로 119에 신고하여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와 동시에 환자의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옷을 느슨하게 하거나 벗기고,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몸에 시원한 물을 적시고,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입으로 물이나 음료 등을 투여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하여 오히려 기도 폐쇄나 흡인성 폐렴 등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열 질환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보건 당국은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신체조건을 만들고, 폭염이 심한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개인이 기온을 확인하여 대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만 지켜도 대부분의 온열 질환은 막을 수 있다.
특히 노인,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더위에 약하기 때문에 가족과 이웃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더불어 무더위가 계속되는 지금 같은 기후에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