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올해로 이태석 신부가 세상을 떠난지 15년이 되었다. 그의 삶은 2010년 개봉된 영화 ‘울지마 톤즈’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44만 3천 관객을 동원하여 역대 개봉 종교영화 최대 흥행 성적을 올린 이 영화는 종교적 테두리를 벗어나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이 영화를 보고 신자들의 개종을 걱정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영화를 감독한 구수환 이태석 재단 이사장도 불교신자라는 점이다.

‘울지마 톤즈’는 남수단 톤즈에서 8년간 의사이자 신부, 교사, 건축가로 헌신한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태석 신부는 남수단 톤즈에서 유일한 의사로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병원을 짓고 수백 명의 환자를 돌보고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브라스 밴드를 조직해 음악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지만, 암으로 짧은 생애를 마쳤다.

문화적으로 눈물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남수단 딩카족 아이들이 이태석 신부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자, 그들을 안아주며 "울지마 톤즈"라고 말한 데서 영화의 제목이 유래했다. 이 영화는 그해 한국 가톨릭 매스컴 대상을 수상하였고, 다음 해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PLATINUM(대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로마 교황청 비오 10세 홀에서 공식 상영되었다. 2020년에는 후속영화인 ‘부활’이 개봉됐다. 10년 뒤에 제작된 후속 영화인 ‘부활’에서는 그가 뿌린 사랑의 씨앗으로 성장한 제자들이 의사, 약사, 공무원 등으로 성장하여 활약하는 모습이 소개되었다.

2012년 설립된 비영리 민간 단체인 이태석재단에서는 고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확산하고, 약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남수단과 우크라이나 등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이태석 장학 사업, 의료 지원, 자립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이태석 리더십 스쿨에서는 올바른 리더를 육성을 위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타심과 공감 능력, 경청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운영한다. 이러한 활동으로 이태석재단은 올해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로부터 NGO 협의지위를 부여받았다.

2025년 2학기에는 미래 학생들을 가르칠 예비교사들에게 리더십 교육을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한국교원대학교에 ‘세계가 주목한 이태석 리더십’ 강좌를 개설한다. 이 강좌를 위해 실천과 헌신, 섬김이라는 이태석 리더십에 크게 공감한 북유럽 국회의원, 정치인, 사회운동가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특권 없는 정치’로 유명한 스웨덴의 5선 의원인 올라 토렐, 스웨덴 최연소 여성 시장 아만다 린블라드, 덴마크 자유학교 설립자 모옌 고드발레,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위해 활동하는 아만 멜리칸 등이 그들이다. 이태석 신부는 사목 외에 병원, 학교, 음악이라는 세 가지 방향의 섬김을 추진하였다. 그 바탕에는 톤즈 원주민에 대한 사랑과 나눔과 섬김이라는 수평적 비권위주의가 있다. 이번 강좌를 통해 이러한 정신을 우리나라 미래 교사들이 익히고 가르치게 되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더욱더 꽃피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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