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충북지역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와 식자재마트에서는 20㎏ 포대가 8만원을 넘어섰고, 외식업계에서는 공깃밥 가격을 2000 원으로 올리는 곳도 생겼다.
26일 청주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 평소 인기 있던 혼합쌀은 자취를 감췄고, 진열대에는 6만~7만원대 고가 제품만 남았다.
외식업계는 더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청주 흥덕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52)는 “주로 쓰던 혼합쌀이 4만원대였는데 지금은 6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원가 부담 때문에 일부 식당은 공깃밥 값을 2000원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쌀 20㎏ 소매가격은 6만573원으로, 지난해보다 15.15%, 평년 대비 16.5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기상 악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 벼멸구 확산으로 인한 도정수율 하락, 정부의 2024년산 쌀 20만t 시장격리 정책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지난해 집중호우와 병충해로 전국 생산량은 358만5000t으로 전년보다 3.2% 줄었으며, 충북도 벼멸구 피해가 심각해 농민들의 체감 피해가 컸다.
정부는 급등세를 잡기 위해 이달 말까지 3만t의 정부 양곡을 ‘대여’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은 성급한 조치라며 우려를 표한다. 이준경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시 농민회장은 “벼멸구 피해로 실제 생산량은 최소 15% 줄었는데, 지금 쌀을 풀면 수확기에 재고가 쏟아져 가격이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주 오창의 한 농민도 “병충해에 비료값·농자재값까지 올라 힘든 상황인데, 정부 대책은 소비자 물가만 의식한 반쪽짜리”라고 꼬집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값 오름세가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박한울 전문연구원은 “10일마다 집계하는 쌀값이 1%대 상승 폭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 방출 물량만으로는 재고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워 당분간 오름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재옥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