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비가 오거나 기후가 좋지 않으면 행사는 성공하기 힘들다. 행사의 기본은 날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행사하기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이다. 각각의 특색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풍성한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행사가 더 성대하다. 가을의 행사는 그동안의 노고와 함께하여 마음을 편하게 한다. 전통적으로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 초등학교 운동회를 비롯하여 각종 행사를 가장 많이 한다.
행사장에서 가장 고려하여야 하는 것은 참여자 안전이다. 축제를 기분 좋게 즐기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똑같을 것이다. 많은 사림이 모이면 언제나 충돌, 압사, 난동 등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존재한다. 우리는 '할로윈 행사장에 골목을 통제하는 2명의 경비원만 배치했어도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행사장에 배치된 1명의 경비원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여 행사를 망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혼잡한 지역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경비업무 도입이 올해가 첫해이다. 그래서 전문적인 경비원이 적다. 대부분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채 임시 투입된 비전문가가 행사장에서 인파를 관리한다. 비전문가에 의한 경비 업무가 안전사고의 발생 원인이다. 이들은 현장에서 수신호 방법을 따르지 않고 방법도 모른다. 본인의 생각만으로 수신호를 하여 오라는 건지, 정지하라는 건지 알 수도 없는 현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 때론 무관심한 표정으로 주변 상황을 살피지도 않고 제자리에 서 있기만 한다.
그러나 혼잡 경비 전문가들은 다르다. 행사장이 혼잡하기도 전부터 마치 여행사 직원처럼 휴대용 스피커로 안내한다. 그러면서 팻말을 높이 치켜들어 군중의 이동로를 유도한다. 경광봉과 호루라기 등 소지한 장비도 활용하면서 큰일이 일어난 듯 쉼 없이 경고한다. 이것이 혼잡 경비원의 임무이다.
행사장의 혼잡 전문 경비원이 부족한 이유가 또 있다. 범죄경력조회를 현실성 있게 하지 못하는 데에 그 원인이 있다.
현행 경비업법은 100명 이상 모이는 국제·문화·예술·체육 행사장 등에 경비원 배치 시 일정 시간 전까지 관할 경찰관서장에게 배치 신고 후 현장에 투입된다. 이러한 현상으로 신원확인 전까지 대기 인원이 발생하고, 이는 인원 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고 결국에 무자격을 경비원으로 둔갑시켜 운영하게 되고, 결국은 안전사고로 이어진다.
또한 여러 현장을 이동해야 하는 행사장 투입이나 경호업무의 경우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문제인 범죄경력조회 및 성범죄 경력조회를 이중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일원화하여 잘못된 규제를 폐지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