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구금된 근로자 귀국 위해 총력…10일 전세기 탈 것으로 기대”

정부가 미국 내 대규모 불법체류 단속 사태로 혼란에 빠진 국내 투자기업과 근로자 보호를 위해 긴급 간담회를 열고 외교적·행정적 대응에 나섰다. 충북 청주에 생산공장을 둔 LG에너지솔루션도 구금된 근로자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정부는 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와 공동으로 ‘대미 투자기업 긴급 간담회’를 열고, “부당한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자 제도 개선 등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삼성전자, HD현대, 환화솔루션 등 미국 현지 공장 건설 및 운영 중인 주요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을 급습, 300여 명의 한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대규모 구금 사태가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단기 파견용 비자 카테고리 신설, 비자 제도의 유연한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한미 양자 협의 채널을 통해 제도 개선 성과를 끌어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미국 언론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급습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한국 대기업의 미국 투자는 장려됐지만, 비자 발급 제약으로 숙련 노동자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참석 기업들은 간담회에서 “안정적 대미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비자 발급 제도의 유연한 운영과 한국인 전문 인력에 대한 전용 비자 신설(E-4 등)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국 정부는 수년간 E-4 비자 신설을 미국 측에 요구해왔지만, 관련 법안은 아직 미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회의 참석(B1 비자)이나 무비자 프로그램(ESTA)로 단기 출장을 반복해오다, 이번처럼 대규모 단속에 노출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회사는 구금시설에 있는 한국인 근로자를 안전하게 귀국하게 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르면 10일(미 동부시간) 한국행 전세기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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