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오늘도 손흥민의 지난날 영상을 다시 올려 본다. 2019년 12월 7일 프리미어 리그 ‘번리 FC’와의 경기가 새삼 떠올랐기 때문이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전반 32분, 토트넘의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번개처럼 빠른 스피드와 절묘한 드리볼로, 수비수 5명을 따돌리고 무려 70미터를 질주해 골을 터트렸다. 이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는 물론 전 세계 축구계의 화제를 모았다. 정말 이 장면은 단순한 득점을 넘어 축구의 예술로,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하다.

이 같은 활약으로 손흥민은 2020년 FIFA로부터 푸스카스상을 받았으며, 그 여세를 몰아, 2022년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오늘의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로 우뚝 서는 데는, 아버지이자 스승인 손웅정 감독의 엄격하고도 체계적인 학습 훈련이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지도아래 기본기를 다지고,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수많은 슈팅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손흥민은 16세의 나이에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 입단하고, 2010년 ‘함부르크’ 1군의 무대인 ‘분데스리가’에 데뷔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 2013년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기량을 만개시키다가, 2015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했다.

그런데 여기는 또 다른 도전의 무대였다. 초반에는 거친 몸싸움과 빠른 템포에 잘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믿음과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점차 적응해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해리 케인과의 환상적인 호흡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을 열광시켰으며, 그 진가는 2021-2022 시즌에 폭발하여, 리그 23골을 기록했다.

실로 이 쾌거는 대한민국 축구 역사를 새로 쓴 기념비적 위업으로, 전 세계 축구계에 그 이름을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아무튼 손흥민의 기량은 매우 뛰어나다. 그는 특유의 공간 창조 능력과 현란한 드리볼로 찬스를 만들어, 정확히 마무리하는 탁월한 골 결정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비보다 한 발 앞선, 뛰어난 순발력과 과감한 판단력에 따른 기술과 속도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게다가 손흥민은 남다른 겸손함을 지니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뛰어난 재능과 능력으로, 명성을 얻으면 교만해지기 쉽다. 하지만 손흥민은 “내가 더 잘하는 건 팀이 잘 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하고, 경기에서 승리하면 그 공을 동료에게 넘긴다. 진정으로 이러한 태도는, 많은 팬들이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유럽 무대에서 눈부시게 보여줬던 ‘월드클래스’의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올 여름 미국 MLS의 LAFC로 이적했다. 이 무대에서 그는 현재 까지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기에 앞으로 이어질 시즌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전 세계 축구팬들은 크게 기대하고 있다.

무릇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월드클래스’의 아이콘 손흥민! 앞으로도 세계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주길, 간절히 염원하며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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