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어느 날 친구로부터 카톡이 왔다. 카톡은 이제 우리 생활과 밀접해서 하루라도 못 보면 허전하다. ‘노후에도 행복하게 잘 사는 법’이란 뜻깊은 글이었다. 행복은 누구나 부러워하고 갈망하는 것이라서 관심 깊게 살펴보았다.

노후에도 돈이 부족하여도, 인생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비법(秘法)이 몇 가지 있다. ‘나는 과연 어떨까?’통찰하며 읽어보니 공감이 간다.

첫째, 분노(憤怒)를 참아야 한다. 사람 나이 칠십 세가 넘으면 버럭버럭 화를 내는 건 흡연하는 것처럼 건강에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는 말이 큰 울림을 준다. 대체로 화를 자주 내고 분쟁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수명이 짧아진다. 나이를 먹어가며 곱게 늙어간다는 소리를 들어야 대접을 받는다. 주변 사람들을 보더라도 수긍이 간다.

둘째, 만족해야 한다. 칠십 대가 되면 이제는 없는 것에 매달리지 말고,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 더 많이 가진다고 행복지수가 비례적으로 더 올라가지 않는다. 아흔아홉 석 가진 사람이 한 석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아 백 석을 채우려고 한다. 하지만 천석꾼은 천 가지 고민이 있고 만석꾼은 만 가지 고민이 있다. 많이 가질수록 건사해야 할 부분도 많고 걱정도 많다.

셋째,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게을러져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많은데, 방에 들어앉아 있지 말고 산책을 하든 운동을 하든 밖으로 나가 활동해야 건강에 좋다. 오늘 친구들과 상당산성에 가서 수려한 자연풍광 속에서 한 바퀴(4.2km) 걸으며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산과 하늘을 만끽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넷째, 자신의 몸을 학대하지 마라. 나이가 들어서 건강을 잃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으니 건강 관리를 더욱 잘 해야 한다.

다섯째,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어라. 좋은 친구가 많은 사람은 오래 살아갈 뿐 아니라 행복지수도 높다고 한다. 친구들은 나쁜 행동이나 잘못된 결정들을 막아주며 인생의 즐거움과 가치를 터득하는 역할도 해주기 때문이다.

석가모니가 설한 ‘인간이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네 가지 맹독’도 행복하게 사는 법과 공통점이 많고 유사한 가르침이다. 이 독은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내면에 숨어 마음을 서서히 병들게 한다.

첫째, 탐욕인데, 더 가지려는 욕심은 끝이 없다. 만족을 모르는 마음은 가진 것마저 잃게 만든다. 탐욕이 많은 사람치고 뒤끝이 깨끗한 사람은 드물다.

둘째, 분노이다. 순간의 화는 관계를 무너뜨리고 자신을 파괴한다. 분노는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서운 내면의 적이다.

셋째, 어리석음이다. 바른길을 보지 못하는 무지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지혜 없는 선택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든다.

넷째, 교만인데, 자신만 옳다고 여기는 마음은 세상을 좁게 만든다. 교만은 타인뿐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도 막는다. 겸손을 잃은 사람은 결국 고립된다.

행복하게 사는 법과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네 가지 맹독을 되새기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니 산처럼 의연하고 수행을 쌓은 듯해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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