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총장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행복의 본질을 탐구했다. 그들의 사상은 시대를 초월하여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위한 귀중한 지혜를 제공하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자기 성찰, 플라톤의 조화, 아리스토텔레스의 잠재력 실현, 에피쿠로스 학파의 평정심, 스토아 학파의 내면의 덕. 이 모든 개념들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행복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이러한 고대 철학자들의 행복론은 단순한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추구하다가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죽음 앞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플라톤은 이상적인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시라쿠사(로마 공화정의 발흥)에서 정치 활동을 펼쳤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방대한 양의 저술을 남기며 지식의 체계화에 헌신했다. 그들은 자신의 철학을 삶으로 증명하며 후대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고대 그리스 시대,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시작되면서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 역시 철학적 탐구의 대상이 되었다. 놀랍게도 기원전 6세기경부터 이미 행복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탐구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각 철학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행복의 본질을 정의하고 그에 이르는 길을 제시했다.

쾌락주의(Hedonism)를 대표하는 에피쿠로스(Epicurus, 기원전 341년~기원전 270년)는 행복을 쾌락의 추구와 고통의 회피로 정의 했다. 단순한 육체적 쾌락이 아닌, 정신적인 평정심(ataraxia)과 육체적 고통의 부재(aponia)를 강조했다. “진정한 쾌락은 고통의 부재에서 온다”라고 주장하며, 헛된 욕망을 버리고 소박한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설파했다. 이러한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는 헬레니즘 시대(기원전 323년~기원전 146년)에 널리 퍼져나갔고, 현대의 웰빙(well-being) 개념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스토아 학파(Stoicism)의 창시자 제논(Zeno of Citium, 기원전 334년~기원전 262년)은 행복을 덕(virtue)과 일치시켰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외부적인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평정심을 중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이성(logos)에 따라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통제 범위 안에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생각과 행동뿐이다”라고 했다. 이는 외부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내면을 다스림으로써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스토아 철학은 로마 시대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스토아 철학의 금욕주의적 행복론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상에서 보듯 행복론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탐구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행복론은 끊임 없는 탐구와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