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통화정책이 내수 회복에 기여…건설 부진·미 관세는 하방 위험”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0.8%와 1.6%로 전망했다. 적극적인 재정 확대와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이 하반기 내수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봤지만 건설 경기 부진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리스크는 여전히 성장의 발목을 잡을 변수로 지목됐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9월 아시아 경제전망(Asian Development Outlook 2025 Update)’을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ADB는 매년 4월 연간 전망을 시작으로 7월 보충전망, 9월 수정전망을 차례로 발표하며, 필요시 12월에도 추가 전망한다.
이번 발표에서 ADB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앞서 ADB는 4월 전망치보다 0.7%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건설투자 감소, 수출 둔화, 부동산 시장 약세 등을 반영했으며, 이번에도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ADB는 한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된 통화정책이 하반기에는 일정 수준의 내수 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건설 부문에서의 민간 투자 위축이 여전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 미분양 주택 증가 등이 건설경기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모두 1.9%로 전망됐다. 이는 7월과 같은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물가 흐름을 예상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미국의 특정 산업 대상 추가 관세 가능성 △글로벌 교역 긴장 고조 △지정학적 불확실성 △국내 건설 부진 등을 들었다. 특히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발 통상 마찰 확대는 한국 수출과 제조업에 직접적인 타격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한편,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4.8%로 소폭 상향(0.1%p)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은 4.5%로 하향(0.1%p) 조정했다. 이는 일부 국가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금리 정책과 보호무역 기조 등이 전체 지역 성장률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물가 상승률은 아시아·태평양 전체 기준으로 올해 1.7%, 내년 2.1%로 각각 전망됐다. 지난 7월 발표와 같은 수치다. /김재옥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