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관 신뢰가 글로벌 경쟁력으로
317개사 평균 9억원 혜택
통관비용 절감·신속 통관 효과
중소기업 성장 발판 마련
관세청이 공인하는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AEO)' 제도가 무역 현장의 숨은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관세청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AEO 공인을 받은 수출입 기업 317곳이 누린 경제적 효과는 모두 2992억원에 달했다. 기업당 평균 9억4000만원 규모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폭넓은 실질적 성과를 거둔 셈이다.
AEO 인증 기업은 검사율 축소, 수입신고 서류 간소화, 월별납부 담보한도 확대 등으로 물류비·통관비용·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수출 부문에서는 ERP 연계 허용, AEO 상호인정약정(MRA) 체결국에서의 신속 통관 덕분에 해외시장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수출입 비용도 크게 줄고 있다.
규모별 분석에서는 대기업이 평균 22억원대, 중견기업은 8억원대, 중소기업은 2억원대 혜택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의 경우 수출입을 동시에 취득한 업체는 3억원 이상 경제적 효과를 기록해 제도의 효용성을 보여줬다.
직접적인 비용 절감뿐 아니라 무형의 가치도 주목된다. AEO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신규 거래처 확보가 쉬워지고, 사후 추징 위험을 예방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정착됐다. 물류 가시성이 높아지고 리드타임이 단축되면서 매출 증대와 현금흐름 개선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형성됐다.
실제 사례도 뚜렷하다. 접착 솔루션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A사는 해외 바이어 요구에 따라 AEO를 도입했고, 이후 신시장 개척과 해외거점 확충에 성공하며 매출은 2배 이상, 수출액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기업 B사는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통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AEO를 도입해 연간 154억원의 비용 절감과 함께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관세청은 전자통관시스템(UNI-PASS)에 '업체별 혜택 조회' 기능을 마련해 기업들이 직접 자사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보호무역주의와 비관세 장벽이 강화되는 환경에서 AEO는 기업이 해외 통관 애로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며 "MRA 체결국을 더 넓히고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 더 많은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