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플라톤(Plato, 기원전 428/427년~기원전 348/347년)은 행복을 이데아(Idea)의 세계와 연결 지었다. 그는 감각적인 경험 세계는 불완전하며, 진정한 행복은 영원불변하는 이데아의 세계를 인식할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의 이데아’는 모든 이데아의 근원이며, 인간의 영혼이 이를 깨달을 때 최고의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플라톤의 이러한 이원론적 사고는 후대 서양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감각 세계의 한계와 이데아 세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기원전 384년~기원전 322년)는 행복을 ‘탁월성에 따른 활동’ 또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로 정의했다. 그는 인간의 본성적인 목적은 이성적 사고와 덕을 실천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때 진정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했는데, 지성적 덕과 도덕적 덕의 조화, 중용의 중요성 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행복의 지침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그의 ‘중용’ 개념은 극단적인 행동을 피하고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행복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에 이르는 길을 제시했다. 쾌락, 덕, 이성, 이데아 등 다양한 개념들을 통해 행복을 설명하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지혜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행복론은 서로 다른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의 목적과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소중한 유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각 철학자들의 주장을 비교 분석하며 자신에게 맞는 행복론을 찾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이 아닐까한다.

정보화 시대의 도래는 개인의 욕망을 무한대로 증폭시켰다. SNS 플랫폼을 통해 타인의 삶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며,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경험하는 ‘비교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자극 속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은 만연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좀처럼 높아지지 않게 되었다.

“나만 빼고 다 행복해 보여”라는 외침은 현대인의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슬픈 자화상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정보 접근성과 교육 기회의 확대는 개인의 자아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다양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면서, 획일적인 행복 추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행복을 정의하고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상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고, 스스로의 행복을 정의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라고 본다. 이로써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여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