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재혁 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1팀 경장 

최근 몇 년간 우리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경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경범죄로 인한 범칙금 부과 건수는 8만6118건으로 2023년 3만7172건에 비해 2.5배 이상 늘었다.

범칙금 부과액 또한 36억 2000만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2021년 이후 경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쓰레기 무단투기, 불법광고물 부착, 노상방뇨, 담배꽁초 투기 등은 우리 일상에서 쉽게 목격되는 대표적인 위반 사례이다.

이러한 증가세는 외국인에게서도 예외가 아니다. 2020년 약 200억 수준이던 외국인 범칙금 부과액은 2021년 452억원, 2022년 790억원으로 급증했고 2024년 7월까지 이미 93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과 노동 수요의 확대가 영향을 미쳤지만 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 사회 전반의 기초질서 의식이 그만큼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기초질서 확립은 단지 법규 준수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실천하는데서 출발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규칙을 존중하며 스스로 질서를 지키려는 태도를 가질 때 비로소 안전한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 반대로 기초질서가 무너지면 각종 범죄나 안전사고로 쉽게 이어진다. 작은 규범을 지키는 습관이 결국 큰 사고를 막고 사회 안전망을 튼튼히 하는 초석이 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보여주듯,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진다. 반대로 생활 속 작은질서를 지키는 일은 오히려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시사한다.

경찰은 기초질서 확립기간 중 단속을 실시하였지만 일부 시민들은 자신의 위반을 인정하지 않고 “왜 나만 단속하느냐”, “별 것 아닌데 과하다” 라고 반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은 규칙을 무시하는 행위가 쌓이면 사회 전체의 안전과 공공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 기초질서 위반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기초질서를 지키는 것은 결국 나 자신뿐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위한 책임이자 배려이다.

하지만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단속뿐 아니라 자율방범대와 협력을 통해 순찰을 확대하고 홍보활동을 통해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특히 외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 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기초질서 확립은 경찰의 역할을 넘어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사회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변화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실천하자’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시민 각자가 배려와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일상의 작은 약속을 지켜갈 때, 우리 사회의 안전과 신뢰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청주의 한 지역을 책임지는 지역경찰로서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기초질서 확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모두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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