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송남용 심리상담사
자라면서 과보호(애정욕구의 과다충족)될 경우 특권의식틀과 우월의식틀이 형성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최고라는 최고틀도 형성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가 모든 욕구를 다 채워주면서 받들어 키웠으니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별하고, 우월하고 또 최고라는 심리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고틀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만약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자신이 최고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경우 어떤 생각, 어떤 감정에 사로잡힐까? 그럴 경우 심하게 좌절하고 심지어는 자살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는 통계가 있다.
2015년에 미국 최고 명문대 학생들의 자살이 급증하게 되어 당국에서 그 원인을 파악했는데 그 원인 중 하나로 잔디깎기부모의 지나친 개입이 거론되었다고 한다(출처:<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
잔디깎기부모란 ’Daum‘ 국어사전에 의하면 자녀의 주위를 맴돌며 자녀 앞에 나타나는 장애물이나 위험 요소(*잡초) 따위를 미리 제거하는 부모를 말한다.사전에서는 또한 뉴시스 기사 <헬리콥터에 드론까지…자녀를 망치는 일들, 2017.03.25>을 인용해 ‘자녀를 과잉보호하고 과잉 육아하는 부모들을 빗댄 용어는 잔디깎기부모, 헬리콥터부모에 이어 요즘에는 드론부모라는 말까지 등장했다.’고도 말한다.
또한 한국일보 기사 <美 명문대생들 자살 급증… 왜?, 2015.07.28> 를 인용하여 ‘과거에는 다 큰 자식의 주위를 날아다니며 간섭하는 ‘헬리콥터 부모’가 문제였다면, 요즘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예 부모가 앞장서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잔디깎기부모가 많아졌다.‘고도 말한다.
어쨌든 자라면서 애정욕구가 지나치게 충족될(과보호) 경우 특권의식틀과 우월의식틀 그리고 최고틀이 형성되어 심한 좌절이나 우울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월의식틀과 최고틀은 애정욕구의 과다충족으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학대나 비교 등 지나치게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경우에도 형성될 수 있다. 전자와 후자의 차이점이 있다면 전자의 경우는 당연히 자신이 우월하고 최고라는 의미에서의 우월틀, 최고틀인 데 반해 후자의 경우는 우월해지고 싶고 또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의미(바람)에서의 우월틀, 최고틀이다.
오래전에 살펴보았던 J 여인의 경우가 후자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J 여인은 늘 언니와 비교를 당하며 자랐다. 그럴 경우 기질이 약한 사람은 열등감틀, 차별감틀, 피해의식틀, 자신감 없는 틀, 소극적틀이 형성된다. 그에 반해 기질이 강한 사람은 훼손된 자기감을 회복하기 위해 열등감틀에다 인정추구틀과 적극적 틀이 형성될 수도 있는데 J 여인이 그랬다. 그렇다 보니 항상 최고(1등)가 되고자 했고 또 최고 주목, 최고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도 강했다. 그럼으로써 자신을 인정해주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살갑게 대하나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신경질적으로 대하곤 하여 그들과는 심한 트러블이 발생하곤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