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1000만분의 1로 효율 6배 향상
'직접접촉 광열처리' 초고속 합성 실현
청정에너지 상용화 앞당긴 세계 첫 성과

▲ ACS 9월호 속표지 논문 이미지
▲ ACS 9월호 속표지 논문 이미지

단 0.02초의 빛이 미래 청정에너지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KAIST 연구진이 강력한 빛을 순간적으로 비춰 3000℃의 초고온을 만들어내고, 이를 활용해 수소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촉매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에너지 소비를 기존보다 1000만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 효율을 최대 6배 향상시키는 데 성공해 국내외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왼쪽부터) KAIST 박서학 박사과정, 안재완 박사, 전도경 박사과정, 최성율 교수님, 김일두 교수님, 박충성 박사, 신의철 박사과정. 상단 왼쪽부터 KAIST 신하민 박사, 최준회 박사
▲ 왼쪽부터) KAIST 박서학 박사과정, 안재완 박사, 전도경 박사과정, 최성율 교수님, 김일두 교수님, 박충성 박사, 신의철 박사과정. 상단 왼쪽부터 KAIST 신하민 박사, 최준회 박사

KAIST는 20일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과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 연구팀이 '직접접촉 광열처리(Direct-contact photothermal annealing)'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강력한 빛을 짧게 조사하는 것만으로 나노 신소재를 초고속으로 합성하고, 동시에 촉매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공정이다.

연구팀은 0.02초 동안의 제논 램프 빛으로 나노다이아몬드를 3000℃의 순간 고온에 노출시켜, 전도성과 촉매 성능이 우수한 탄소 나노어니언(Carbon Nanoonion)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존 열선 기반 가열 방식보다 공정 속도는 수백 배 이상 빨라졌고, 에너지 소비는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 기존 열복사 합성방식의 한계와 직접접촉 광열처리를 통한 탄소 나노어니언 전환 모식도
▲ 기존 열복사 합성방식의 한계와 직접접촉 광열처리를 통한 탄소 나노어니언 전환 모식도

더 놀라운 점은, 이 과정에서 탄소 나노어니언의 표면에 금속 원자가 자연스럽게 결합해 단일원자 촉매 기능까지 구현했다는 것이다. 빛을 비추는 한 번의 공정으로 소재의 구조 변환과 기능화를 동시에 이뤄낸 셈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백금(Pt), 코발트(Co), 니켈(Ni) 등 8종의 단일원자 촉매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이 기술로 제작된 '백금 단일원자 촉매?탄소 나노어니언'은 기존 촉매보다 6배 높은 수소 생산 효율을 보였다. 동시에 고가 금속 사용량을 크게 줄여 경제성과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파급력이 크다.

김일두 교수는 "0.02초의 강한 빛으로 3000℃에 도달하는 직접접촉 광열처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며 "에너지 소비를 1000배 이상 줄이고, 합성과 촉매 기능화를 통합한 초고속 공정은 수소 에너지, 환경 촉매, 가스 센서 등 다양한 응용 분야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전도경 박사과정, 신하민 박사(현 ETH Zurich 박사후연구원), 차준회 박사(현 SK hynix 연구원)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일두 교수와 최성율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ACS Nano' 9월호 속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은 "Photothermal Annealing-Enabled Millisecond Synthesis of Carbon Nanoonions and Simultaneous Single-Atom Functionalization" (DOI: 10.1021/acsnano.5c11229)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나노종합기술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KAIST의 이번 성과는 수소를 비롯한 청정에너지 산업의 핵심 기술 혁신을 앞당기는 '빛의 속도'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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