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의 다음 무대가 대전을 향하고 있다. KAIST가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으로 'AI 초격차 동맹'의 주축으로 부상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가 "KAIST와 같은 우수한 대학, 스타트업, 정부, 연구기관이 함께해야 한국의 AI 생태계가 진화한다"고 밝힌 발언은 실질적 협력 선언으로 이어졌다.

이번 행보는 10월 31일, 이재명 대통령이 젠슨 황 대표를 만나 대한민국의 AI 혁신 방향을 논의한 자리에서 시작됐다. 회동에서는 △AI 인프라 고도화 △피지컬 AI 기술 융합 △AI 인재양성과 창업 생태계 조성 등 인공지능 전반의 발전 전략이 다각도로 논의됐다.

엔비디아는 최신 GPU 26만장 이상을 투입해 국내 AI 컴퓨팅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고,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AI 슈퍼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젠슨 황 대표는 APEC CEO 서밋 연설에서 "AI의 발전은 로봇과의 결합으로 이어질 것이며, 인간과 함께 작동하는 지능형 로봇이 AI 혁신의 새로운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ST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함께 △차세대 AI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연구 △AI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실증 협력 △현장 중심의 실습형 AI 인재양성 프로그램 △산학연 협력 기반의 오픈이노베이션 체계 구축 등 구체적 로드맵을 실행할 계획이다.

KAIST는 자율주행, 로봇, 양자컴퓨팅, AI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성과를 쌓아왔으며, 이번 엔비디아 협력은 그 연구 성과를 산업 생태계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광형 총장은 "젠슨 황 대표의 방한은 한국이 기술 소비국에서 혁신 주도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며 "그가 말한 AI와 로보틱스의 결합은 KAIST가 꾸준히 추구해온 인간 중심 기술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AI 혁신을 통해 인류가 체감할 수 있는 미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KAIST는 향후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AI 연구 클러스터 고도화, 글로벌 인재 교류 플랫폼 구축,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 등 다각적 전략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기술 동맹'의 범위를 넘어서, 한국이 세계 AI 질서를 새롭게 설계하는 출발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