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는 디지털 무역의 주인공으로
전자상거래 수출 100대 품목·HS코드 첫 공개
화장품·의류 강세, 생활용품·패션잡화 급상승
데이터 기반 통관 혁신으로 중소기업 지원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세계 무역의 새로운 무대가 되면서, 한국의 소비재 수출이 디지털 무역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10월 31일, 전자상거래 수출 활성화를 위한 '수출 이(e)-로움' 정책의 일환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수출 상위 100대 품목과 HS코드(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를 최초로 공개했다.

발표된 자료는 2024년 수출신고 실적을 바탕으로 도출된 것으로, 실제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품목군의 글로벌 경쟁력을 분석했다.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HS코드를 쉽게 확인하고, 보다 정확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관세청은 이번 공개에서 HS코드 10단위 외에도 4단위와 6단위 상위 분류 정보를 함께 제공해, 유사 품목 간의 식별을 명확히 하고 신고 오류를 줄여 행정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출기업이 품목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통관 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실무형 지원책이다.

조사 결과, 한국 전자상거래 수출의 중심에는 여전히 K-뷰티·K-패션·K-콘텐츠가 있었다. 화장품, 음반, 의류, 전자기기, 식품이 상위를 차지했으며, 패션잡화와 생활용품, 유아용 의류 등이 빠르게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앨범, 신발, 인삼제품, 담배 등 일부 품목은 순위가 낮아졌다.

예를 들어 가방류(HS코드 4202.92-2000)는 66위에서 21위로 45계단 상승했고, 실내 방향제(HS코드 3307.49-0000)와 주방용품(HS코드 3924.10-0000)도 각각 22계단, 13계단 상승하며 생활형 수출 품목군의 부상을 이끌었다. 반면 앨범(HS코드 4820.50-0000)은 16위에서 58위로 밀렸고, 인삼제품과 담배는 순위권에서 이탈했다.

관세청은 이 같은 변화가 소비 중심형 디지털 수출 구조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개인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소형 고부가가치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패션·생활 분야의 수출이 뚜렷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이번 100대 품목 공개는 데이터 기반 통관 행정을 강화하고, 기업이 세계 시장 흐름을 전략적으로 읽을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수출 이(e)-로움'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도 복잡한 통관 절차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 자료는 관세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품목별 HS코드와 분류 체계가 함께 제공된다. 관세청은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 시스템을 고도화해, 디지털 무역 시대에 걸맞은 데이터 기반 관세행정 혁신 모델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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