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재 회복세가 제조업 다시 밀어올려
중소기업 확장세 전체 수출 흐름 바꿔
무역축 이동이 국가별 시장 구조 재편

관세청이 발표한 2025, 3분기 무역통계는 기존 패턴에서 벗어난 변화의 조짐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수출은 1850억달러로 상승했고, 자본재가 다시 동력을 형성하며 제조업의 활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했다.

중소기업의 움직임은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했다. 11.9%라는 증가 폭은 소비재·기계류·생활제품까지 다양한 품목에서 상승 흐름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입은 1624억달러로 소폭 증가했지만, 원자재 중심의 조정 국면이 이어지면서 전체 규모 확장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자본재 수출은 11.2%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반도체 부품과 선박 관련 품목이 회복 흐름을 선도했다. 소비재도 자동차와 생활 제품군이 중심축이 되어 오랜 정체를 벗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광제조업은 전기전자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8.0% 증가하며 수출을 견고하게 받쳤다.

석유화학은 국제 가격과 수요 환경 변화로 약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으나, 제조업 전반의 위축을 설명할 정도의 영향은 아니었다.

국가별 흐름에서도 새로운 방향성이 도드라졌다.

미국과 중국의 수출은 주춤했지만, 동남아는 17.4%나 증가하며 사실상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부상했다. EU27 또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며 공급망 다변화의 효과가 서서히 현실화되는 모습을 드러냈다.

교역기업 수는 수출 6만9808개, 수입 15만9737개로 모두 증가했고, 특히 1~9인 기업이 23.4%의 증가율을 보이며 초소규모 기업의 재도약이 감지됐다.

상위 10대 기업 수출 비중은 40.0%로 높아졌으나, 상위 100대 기업 비중은 소폭 줄어 중견·중소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구조가 나타났다.

이번 관세청 통계는 하나의 흐름을 정리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의 회복력, 중소기업의 확장, 시장 다변화가 동시에 진전되며 한국 무역의 체질이 다시 짜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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