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지난여름은 유난히 덥고 가뭄도 심하다가 지나치게 잦은 비로 농작물을 비롯한 피해가 커서 걱정이었는데, 요즘은 한동안 날씨가 좋아 온 산의 만산홍엽(滿山紅葉)과 국화향기 그윽한 완연한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입동(11월 7일)도 지나고 시나브로 겨울로 접어드니 김장과 여러 월동준비에 바빠서인지 가을이 더 빨리 지나가는 듯하다.

바쁜 때일수록 몸과 마음의 안정과 휴식 그리고 재충전이 필요하다.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효과가 큰 독서를 하다가 유머의 큰 힘을 배워 기쁘다. 일상생활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유머가 소중하고 필요한 까닭이다.

‘유머’는 단순히 사람을 웃게 만드는 능력이 아니고, 에너지가 흘러넘쳐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현이며, 그 자체로 강력한 사회적 수단이 된다. 실제로 미국 심리학협회(APA)의 연구에 따르면, 유머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 만족도가 평균 23%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는 유머가 대화의 긴장을 풀어주고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유머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큰 힘을 발휘하고, 웃을 때 분비되는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물질은 불안을 완화하고 기분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유머를 통해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회복탄력성이 높다니, 유머의 힘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심리적 에너지임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에서 여야(與野)가 내로남불식으로 무식하게 싸울 때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서양에서는 리더의 성품 중 유머 감각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한다. 실제로 영국 수상 처칠이나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같은 사람은 풍성한 유머 감각으로 각박한 정치를 오락처럼 흥미있고 부드럽게 만든 지도자들이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도 유머의 힘이 크다는 것을 수차 체험하였다. 회의 분위기가 무겁게 흘러갈 때, 누군가의 가벼운 유머 한 마디는 분위기를 바꾸어 준다. 평상시에도 가족이나 친구 관계에서도 갈등을 완화하고 서로의 마음을 연결하는 멋스러운 다리이고, 삶을 활력 있게 이끄는 긍정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람은 말을 잘한다.” “저 사람은 입담이 좋다.”라며 많은 사람이 유머는 타고나는 성격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유머의 힘은 체력과 에너지에서 비롯되며, 충분히 길러낼 수 있는 힘이라고 한다. 좋은 유머는 활력과 웃음을 선물하고,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제이다.

우리가 흔히 가볍게 생각하는 웃음과 농담 속에는 사실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유머의 힘’은 단순히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 우리의 삶을 활력 있게 바꾸는 윤활유이고 원동력이다.

어떤 때는 유머를 하려 우스갯말을 하면 자칫 푼수로 전락할 수도 있다. 유머는 단순한 말재주가 아니라 삶의 활력이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그 여유가 웃게 만드는 힘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니 꾸준히 체력을 기르며 유머 감각도 향상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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