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수출 흐름 격차 크게 확대
글로벌 수요 변동에 따른 영향 가시화
반도체 자동차 부품 수요 약세 지속

새 계절의 공기처럼 지역 수출 구조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발표한 '2025, 10월 대전세종충남 수출입 동향'은 세 지역의 산업 체질이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반응하고 있는지를 또렷하게 보여준다.

대전·세종·충남을 합한 10월 전체 수출은 76억7000만달러,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했다. 수입이 증가하면서 무역수지는 37억9000만달러 흑자를 유지했지만, 지역별 흐름은 상당히 달랐다.

대전은 일부 품목이 강세를 보였음에도 전체적으로 4억2000만달러로, 작년 10월보다 줄었다. 펌프와 연초류가 호조를 보였으나, 도시의 핵심 수출 기반인 집적회로반도체(-22.4%)와 자동차부품(-16.7%)이 흔들리며 전체 흐름을 끌어내렸다. 특히 중국행 반도체 감소폭이 컸고, 미국향 자동차부품과 계측기 수요가 약해지면서 지역 수출 구조의 약점이 드러났다.

세종은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의약품과 화장품이 주춤했으나, 무선통신기기부품(+225.1%), 인쇄회로(+25.0%), 사진영화용재료(+56.8%)가 큰 폭으로 늘며 전체 수출을 끌어올렸다. 특히 미국으로 향한 무선통신기기부품 수출이 급증해 수출 지형을 바꾸는 힘을 발휘했다. 중국과 미국을 향한 수출도 견조하게 움직였다.

충남은 여전히 지역 수출의 중심축임을 보여줬다. 평판디스플레이, 경유, 합성수지가 견조했지만, 비중이 큰 집적회로반도체(-4.6%)와 전산기록매체(-8.2%)가 약해지며 전체 수출은 1.2% 감소했다. 주요 수출국인 베트남·중국·미국·대만으로의 수요가 동시다발적으로 줄며 충격이 확대됐다. 다만 홍콩으로의 수출은 증가해 일부 균형을 만들었다.

10월 지역 수출 흐름은 각 도시의 산업 구조가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수요 변동이 어떤 방향으로 파급되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반도체와 자동차부품 중심의 대전, 고기술 부품 비중이 커지는 세종, 대규모 제조 인프라를 가진 충남의 구조가 서로 다르게 요동한 한 달이었다. /대전=이한영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