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1인 가구의 급증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운 주변을 살펴봐도 같은 지역에 사는 가족 구성원이 오피스텔 등 1인 가구용 소형 주거지를 마련해 따로 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결혼을 하지 않는 독신 남녀 비중의 증가와 고령 독거노인 가구의 증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1990년 우리나라 1인 가구는 9% 수준이었지만, 2010년에는 24%, 2020년 30%를 넘어서 2030년에는 33%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전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바꾸어 놓고 있는데 예전에는 청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이유가 대도시로의 유학 및 취업 등으로 인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었지만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는 독신 미혼 남녀의 증가 및 이혼자의 급증으로 1인 가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1인 가구는 소비지출에 있어서 2인 이상 가구와 차이를 보이는데 몇 가지 대표적인 소비지출의 차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1인 가구의 평균 주거면적은 2인 가구의 1인당 주거면적 보다 75%나 넓다. 두 번째, 혼자서 사는 사람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기 보다는 외식을 하거나 가공 식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은데 이는 1인분의 식사준비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 번째, 1인 가구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사회적 연계를 중요시하는 소비가 커지고 있어 1인 가구의 통신비 지출은 다른 가구의 지출보다 10% 높았다.

네 번째, 1인 가구 남녀는 운동이나 문화서비스 및 애완동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애완동물 관련 지출은 1인 가구에서 다른 가구 형태보다 69%나 높게 나타났다. 다섯 번째, 혼자 사는 사람은 자유롭게 여가를 즐길 수 있어 여행 관련 소비도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은 오히려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보다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성의 경우는 패키지여행 등을 통해 혼자 여행을 하거나 친구들과 같이 여행을 떠나는 사례가 많았다.

다섯 번째, TV가 아닌 PC, 핸드폰 등으로 방송을 보는 ‘제로 TV’ 가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었다. 여섯 번째, 혼자 사는 젊은 층은 아파도 병원을 가기보다는 약만 복용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고령 1인 가구의 경우는 가정에서 간병해줄 사람이 없어 병원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높았다. 일곱 번째, 혼자 살면서 자동차를 아예 보유하지 않는 경향이 다른 내구재에 비해 매우 높았다. 혼자일 때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다가 결혼 이후에야 비로소 차를 구입하는 경향이 컸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는 경제 전반에 걸쳐 소비시장을 위축시키고 저성장을 부추기고 있지만, 1인 가구의 확산은 미래 소비패턴의 변화와 일부 산업에서는 새로운 사업으로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생활양식의 흐름 등에 대한 예측을 통해 수요를 창출해 나갈 수 있는 예지적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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