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민주항쟁 기념식 발언

[서울=충청일보 이득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잘 정비돼 우리 손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단체장을 뽑고, 국민으로서의 권한을 많은 곳에서 행사하지만,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우리는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33회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이 주권자"라며 "국가는 국민의 삶을 위해 존재하고, 언제나 주권자의 명령에 부응해야 한다. 선거로 뽑힌 지도자들이 늘 가슴에 새겨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의 두 날개로 날아오른다"며 "소외된 것을 끊임없이 돌아볼 때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웃이 함께 잘살아야 내 가게도 잘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주의가 당연하다고 느낄 때일수록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더 많이 질문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는 제도를 넘어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민주주의야말로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했다.

이어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반복될 때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며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기적이 아니다"라며 "3·1독립운동으로 시작된 민주공화국의 역사, 국민주권을 되찾고자 한 국민들의 오랜 열망이 만든 승리의 역사"라고 규정했다.
이날 문 대통령 부부는 박종철 열사가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한 치안본부 대공분실 507호실 현장을 유동우 민주인권기념관 관리소장의 안내로 둘러봤다. 

유 소장은 이 건물은 1976년 유명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로 지어져 전두환 정권 때 7층으로 증축됐다고 소개하고, "여기에 끌려온 사람들이 완벽한 고립감과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는 이소선 여사(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박형규 목사, 고 조영래 변호사, 고 지학순 주교, 고 조비오 신부, 고 박정기씨(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고 성유보 기자, 고 김진균 교수, 고 김찬국 상지대 총장, 고 권종대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배은심씨(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등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기념식에서 합창한 ‘아침이슬’은 내년에 공식 개관할 민주인권기념관의 6·10민주항쟁기념식의 공식 행사곡으로 지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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