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직원들에게 내년부터는 `2주짜리' 휴가를 가라고 권유했다.

눈치를 보지 말고 길게 `팍팍' 가도 좋다는 뜻이다. 물론 국내에서다.

관광공사의 관계자는 24일 "이 사장이 최근 이 같은 말을 꺼내고 적극적으로 실행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신의 직장'이라는 공기업에 대한 국민 여론도 그렇거니와, 그간 조성돼 온 조직 내 분위기를 감안해도 언감생심인 일이다.

이 사장이 이러한 파격적인 발상을 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국내 관광지 숙박시설 등 인프라 개선을 위해 공사 직원들부터 여행을 많이 가서 개발 수요를 창출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는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휴가 사용을 장려하는 국가적인 분위기에 관광공사부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이 사장이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행정안전부는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공공기관의 부서장 성과 평가에서 해당 부서 직원들의 연가 사용 실적을 반영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러한 공공부문의 휴가 사용 장려책은 같은 날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보고되기도 했다.

관광공사 직원들은 유럽의 긴 휴가 문화에 익숙한 이 사장의 이러한 `뜻밖의' 권유를 반신반의하면서 받아들이긴 하지만, 부담도 없잖아 보인다.

관광공사의 한 간부는 "연가가 25일인데 올해 5일밖에 쓰지 않았다"면서 "여름 휴가철에 3∼4일 이어서 가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데 2주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공사의 다른 직원은 "2주를 가면 드는 휴가 비용도 만만찮을 것"이라며 `멍석을 깔아줘도 맘껏 놀지 못할 것 같은'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어쨌든 이 사장의 휴가 장려책이 내년부터 직원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쏠린다.

▲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자료사진)

/충청일보 미디어전략본부=조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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