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사색] 권신원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시대를 떠나 음식과 그 음식의 맛에 대한 관심은 끊이질 않는다. 음식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신선한 재료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는 신선한 재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곤란함을 알고, 지금의 냉동 냉장 기술이 없던 과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재료의 상태에 맞춰 음식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해 왔으며 대표적인 향신료로는 우리가 잘 하는 후추가 있다. 한 때는 후추가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었다고 하니 인류가 음식과 맛에 대한 탐구와 열정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다.

향신료는 조미료의 일종이다. 조미료(調味料)는 음식의 맛을 알맞게 맞추는 재료를 통칭하는 것으로 그 종류는 셀 수 없이 다양하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후추와 같이 자연에서 얻은 그대로 조미료를 만들어 사용해왔으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공장에서 가공된 조미료의 등장으로 조미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문제 인식이 생겨났다.

우리가 화학조미료라고 알고 있는 MSG는 Mono Sodium Glutamate의 약자로 글루탐산 소듐염이다. 글루탐산은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로 토마토, 치즈, 고기 등에 존재한다. 분명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물질이지만 인공적으로 생산되어 음식에 사용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부작용 및 위해성 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원래 글루탐산은 1866년 독일의 화학자 칼 리트하우젠이 먼저 발견했지만 발견 당시에는 맛 성분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한다. 이후 일본의 화학자 키쿠나에 이케다가 글루탐산이 염의 종류와 결합했을 때 풍미가 발생되는 것을 발견하고 결정이 쉽게 분리와 보관이 용이하고 물에 잘 녹는 소듐염을 결합하면서 우리가 아는 MSG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상용화할 당시 제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화학조미료’라고 이름 붙인 것이 발단이 되어 현재까지도 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서양에서는 MSG 섭취 후 다양한 MSG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를 ‘중국 식당 증후군’이라 부른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여러 실험 결과 인체 유해성과 MSG의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동양 음식이 위험하다는 비하논란만 가져오기도 했다.

FDA(미국식품의약청)에서는 MSG는 식품첨가물로서 ‘대체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FDA는 다양한 MSG 섭취 증상(졸음, 두통, 얼굴 붉어짐, 발한, 빠른 심장 박동, 메스꺼움 등)이 있다고 보고되었으나, 이러한 부작용과 MSG 섭취와의 직접적인 관련 증거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도 MSG의 유해성 논란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 진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재밌는 말이 있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음식의 맛을 위해 다양한 재료와 기호식품들을 사용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일 것이다. MSG를 찬양하는 것은 아니지만, MSG의 유해성 논란에 소모적인 고민을 하기 보다는 조금 덜 달고, 덜 짜고, 덜 맵게 먹는 조리 습관이 더욱 우리 몸을 더욱 건강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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