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한국갤럽이 4월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5%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집권 5년차 4분기 평균 지지율도 42%로 87년 직선제로 전환 뒤인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역대 최고치다. 반면 취임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43%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새롭게 대통령에 당선된 당선인의 지지율은 퇴임하는 대통령의 지지율을 훨씬 상회해왔다는 점에서 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윤석열 당선인의 국정 기대 지지율보다 높은 여론조사는 전대미문의 기현상으로 평가된다.

전임 대통령들의 당선 2주 내 국정 기대 지지율은 대체로 80% 안팎의 긍정 평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07년 12월 84%의 지지를 받았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78%(2012년 12월),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는 87%(2017년 5월)의 지지율을 얻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직무 수행에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이 지적한 내용으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35%), ‘인사문제’(14%), ‘독단적’(7%), ‘소통미흡’(5%), ‘신중함 부족’, ‘공약 실천 미흡’(이상 4%), ‘경험·자질 부족’, ‘취임식 예산 낭비’, ‘재정 낭비’(이상 3%) 등이었다.

대통령 지지율은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아 변화하지만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대통령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 국민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높을 때 대통령은 정책을 추진해 나감에 있어 의회의 협조를 쉽게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국민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다.

대선이 끝나면 지지층이나 여론 지형이 재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직도 지난 대선의 여론 구도가 변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0.73% 초박빙 대선결과와 양측의 팽팽한 지지율 상황이 원만한 정권 이양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구권력의 주축이 친노무현계 인사이고, 신권력의 주축이 과거 이명박계 인사란 점에서 과거의 피해의식의 앙금과 견제심리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처럼 신구 권력이 계속해서 갈등관계를 유지하면 새 정부 출범 뒤에도 국정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을 줄 수 있고, 이는 국정을 책임지는 새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피해가 결국은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대선 뒤에 바로 이어지는 지방선거의 국면으로 인해 연장되는 선거정국은 국내의 여야 협치를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여야가 감정적 대치만 하고 있을 만큼 한가롭지 못하다. 유가와 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고물가,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 증가, 코로나19 위험의 계속, 저출산과 저성장 등등 새 정부가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가 첩첩이 쌓여있다.

부디 새로 출발하는 윤석열 정부는 소통미흡으로 인한 독단적인 이미지로 지지율이 낮아지고 있음을 직시하고 야당과 국민과의 소통의 폭을 넓혀 지지율을 회복해 퍼펙트스톰이라는 대한민국의 현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 나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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