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선수단이 전국체육대회에서 10년 만에 종합순위 두자릿 수를 기록하면서 추락하는 충북 체육의 현실을 보여줬다.

학생부가 무너지며 종합순위가 급락하는 등 높은 '고교체육 의존도'는 물론, 전통의 강자였던 유도·역도·사격 등 종목의 침체, 매해 제자리걸음 하는 비인기 종목의 경기력까지 충북체육회가 풀어야 할 문제가 이번 전국체전에서 드러났다.

지역 체육계 안팎에선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2일 충북체육회에 따르면 올해 전남 전국체전에서 충북선수단은 종합점수 3만 5774점을 기록해 종합순위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종합 득점 3만 8297점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며 또 충북선수단이 종합순위 두자릿 수로 밀려난 것은 2012년 대구 대회 이후 10년 만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개최지 전남이 단체종목 시드 점수를 받은 점을 고려해도 종합 7위를 목표로 했던 충북선수단의 이번 성적표는 뼈 아프다.

올해 충북선수단의 성적표는 10여 년 만에 메달을 배출한 궁도를 비롯해 육상과 수영, 복싱, 레슬링 등 종목의 약진은 물론 남자 일반부 해머던지기 20연패, 소프트테니스 8연패의 성적까지 무색하게 만들었다.

충북선수단의 종합점수 하락과 두 자릿수 순위는 학생부 부진이 크다.

충북 고등부는 이번 체전에서 금메달 23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36개 등 76개의 메달을 확보해 고교부 10위를 기록했다.

고등부는 지난해 4위를 기록하는 등 매해 체전마다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면서 충북선수단의 버팀목 역할을 맡아왔다.

그랬던 고등부가 올해 무너지면서 충북선수단 점수도 함께 흘러내렸다.

이는 그간 충북체육회가 지역 고교체육에 얼마나 의존해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충북 효도종목인 유도와 역도, 사격 등 종목의 침체도 충북체육의 낙하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충북 유도는 13개의 메달을 가져왔지만, 올해는 8개에 그쳤고 역도 역시 지난해 16개에서 9개로 줄어들었다.

전통의 강자 사격은 올해 단 6개의 메달만 획득하면서 그 위용을 잃었다.

성장하지 않는 볼링, 요트, 근대5종, 당구, 수상스키, 에어로빅 등 비인기 종목의 성적은 올해도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일반부 선수들의 노쇠한 경기력과 졸업에 따라 얇아지는 고교 선수층도 문제다.

남고부 야구에 출전한 청주고 경우 주력으로 평가받던 선수들이 지난해 대거 졸업하면서 8강진출에 실패했고, 금메달을 기대한 펜싱 남고부 에뻬 단체전은 동메달에 멈췄다.

검도 남고부는 예선 탈락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당시 2위를 기록했던 2017년 전국체전을 앞두고 영입한 선수들의 노쇠한 경기력도 이번 결과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체전은 충북체육회가 풀어야 할 각종 문제를 보여준 동시에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 대회였다.

한 지역 체육계 인사는 "충북 체육선수단의 이번 성적은 시기의 차이였지 언젠가 나올 결과였다"며 "올해 성적을 반면교사 삼아 충북체육회는 체질 개선의 기회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진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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