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에 황새가 또 왔다

淸原(청원)玉山(옥산)佳樂(가락)2구 앞 美湖川(미호천)에 황새 한 마리가 22일 상오 10시쯤 찾아왔다.

지난해에는 129일 한 쌍의 황새가 이곳에 나타나 44일까지 매일 먹이를 잡아먹고 오후에는 날아가곤 했는데 금년에는 17일 앞당겨 날아왔다.

청원군 당국은 지난해 황새보다 몸체가 작은 새로운 종류로 보고 원병우(경희대) 교수에 문의하는 한편 이를 보호하기로 했다. <8850·19731124일자 3>

 

황새는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지정돼 있다. 그만큼 귀하다. 아니, 멸종돼버린 안타까운 전력을 가지고 있다.

겨울철 우리가 간혹 귀하게 볼 수 있는 황새는 시베리아 아무르·우수리 지방 등지에서 날아 온 손님이다. 철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예전에 황새는 우리나라 텃새였다. 그 텃새가 멸종돼버린 것이다.

황새는 황해도와 충청북도 일원에서 8·15광복 전까지는 흔히 번식했었다. 농촌 여기저기 외따로 떨어져 있는 미루나무, 느릅나무, 팽나무, 물푸레나무, 감나무, 은행나무 등에 둥지를 틀고 살았다. 소나무 소림(疏林)에 둥지를 틀기도 했는데, 소나무 위에 앉아 있는 황새를 송단(松檀)의 황새, 또는 관학(鸛鶴)이라 했다. 그림과 자수 등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을 보면 그 귀한 새가 우리의 친근한 이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황새가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은 1960년대 전후. 마지막 번식지였던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관성리 무수동의 한 쌍마저도 197144일 수컷이 사살된 이래 암컷은 1983년까지 무정란만 낳았다. 그리고 결국 텃새였던 황새는 우리나라에서 멸종됐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황새 생존집단은 시베리아 시호테알린 자연보호구에서 번식하고 있는 몇 백마리의 집단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새는 3월 중순에서 5월 사이에 한배에 34개의 흰 알을 낳아 약 30일간 포란한 후 5355일간 육추한다. 개구리·미꾸라지··가재·곤충 등을 먹으며, 겨울에는 벼뿌리도 캐먹는다. 전장은 112이고 날개를 폈을 때의 날개폭은 2m에 달한다.

황새 복원작업이 시작된 건 1996년이었다.

문화재청과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황새를 복원하고자 1996년부터 러시아, 독일, 일본 등지로부터 황새를 도입해 증식·복원사업을 진행했다. 2009년에는 황새 방사지로 충남 예산군을 선정한 후 2015년 예산황새공원을 조성해 자연 방사를 추진하고 있다.

황새공원은 방사를 시작해 올해까지 총 111마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방사된 황새들은 짝을 지어 모두 14쌍의 번식쌍이 탄생했으며, 올해 8월까지 야생에 생존하는 황새는 145마리로 추정된다고 한다.

지난해 9월에는 황새를 전국적인 텃새로 정착시키기 위해 김해시와 서산시, 청주시에도 번식한 1쌍씩을 이송했다. 이 가운데 올해 청주시에 있는 황새가 4마리의 새끼를 낳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김명기 편집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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