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4·10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의 '물갈이' 비율은 35%, 여성 후보는 전체의 11.8%로 당초 기대에 크게 미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7일 현재 전체 지역구 254곳에 출마할 후보 공천을 마무리한 가운데,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35%에 그쳐 대다수 유권자들의 기대에 턱없이 부족했다.

이번 공천에서 국민의힘의 지역구 91명·비례대표 의원 23명 등 총 114명 가운데 74명이 공천을 받았다. 불출마나 경선 포기 19명, 컷오프·경선 패배·공천 취소 등으로 낙천한 의원 21명으로 모두 40명이 금뱃지를 뗐다.

더구나 정치개혁을 최대 화두로 내걸고 정치권이 입문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21대 총선 때의 44%보다 10%P(포인트)나 낮은 현역 교체율을 기록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한마디로 맹탕 공천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월 초 매일경제·MBN이 여론조사 업체 넥스트리서치에 의료해 전국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중 49%는 4·10총선에 자신의 지역구에서 현역 의원이 아닌 새로운 얼굴이 당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특히 여야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부울경과 광주전남북에서는 현역 의원 교체를 원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국민의힘은 공천이 곧 당선이나 다름없는 영남 지역에서 절반 이상 물갈이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결과는 크게 미달했다.

TK지역은 전체 25개 지역구 의원이 모두 여당 소속이다. 국민의힘은 한달 전인 지난 2월 19일 현재 원내대표겸 공천관리위원장인 유재옥 의원을 비롯해 추경호(대구 달성),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정희용(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 등 4명만 단수공천, 나머지 21명에 대해서는 물갈이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기도 했다.

TK 지역에서는 전체 여당 의원 중 9명이 교체돼 물갈이 비율은 36%에 머물렀다. 당초 80%까지 거론됐던 데 비하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動鳴鼠一匹)' 수준이다. 

오히려 여당의 아성인 TK 지역 보다는 한단계 낮은 텃밭인 부울경 지역의 현역 교체율이 42%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부산에서는 전체 여당 소속 14명 가운데 6명이 탈락했고,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은 타 지역에 전략 배치됐다. 부산의 21대 총선 현역 교체율은 54%였다.

경남은 여당 의원 13명 가운데 8명이 살아남고 5명은 불출마, 탈락, 타지역 배치됐다. 물갈이 비율은 38%를 기록, 21대 때 58%에 비해 크게 못미쳤다.

울산은 더 심하다. 현역 5명 중 김기현 전 당대표를 비롯해 4명이 공천장을 받았고, 단 1명이 탈락해 교체율은 20%에 그쳤다.

충청권(충북·대전·세종·충남) 전체를 보면 국민의힘 의원 총 9명 중 충남에서 2명, 충북에서 1명 등 3명이 물갈이 돼 교체율은 33.3%를 보였다.

충남 아산갑에서 이명수 의원 대신 김영석 전 해수부장관, 홍성예산의 홍문표 의원 대신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 2명 공천장을 받아 충남에선 5명 중 2명으로 교체율 40%를 기록했다. 대전(7석)과 세종(2석)은 9석 모두 민주당이 현역이다.

충북에서는 당초 여당 의원 4명이 모두 공천을 받는 진기한 기록을 세우는듯 했으나, 청주 상당에서 공천을 받아 6선 도전을 앞두고 있던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돈봉투 의혹으로 낙마하는 바람에 100% 현역 생존 '신화'가 무너졌다. 충주의 이종배 의원(3선), 보은옥천영동괴산의 박덕흠 의원(3선), 제천단챵의 엄태영 의원(초선)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모두 공천에서 생환했다.

국민의힘 전체 후보 중 47.2%(119명)가 60대, 50대는 33.3%(84명)으로 '5060'이 80%를 넘었으나, 70대도 11명이 공천됐으며, 평균연령은 58세다. 

전체 254명 중 여성은 30명으로 11.8%에 머물렀다. 21대 국회에서의 여성 의원 비율 19%과 비고해도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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