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수출 반도체 •자동차 ‘숨통’
‘최혜국 대우’ 조항 긍정적 적용
쌀•소고기 제외 농산물 개방 우려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및 농민의길 주최로 열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및 농민의길 주최로 열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극적 타결되면서 반도체·자동차가 주력인 충청지역 산업계는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인 반면 농업 분야에서는 농산물 시장 개방 가능성을 우려하는 농민들의 반발이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지난 31일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데 합의하면서 충청권의 주력 산업은 숨통이 트였다.

충북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계는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품목별 관세 부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국이 협정문에 '최혜국 대우' 조항을 명시해 다른 국가보다 불리한 조건을 적용할 수 없도록 한 점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도체는 충북의 대표 수출 품목으로 지역 경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 충북지역 수출은 일평균 기준 전 분기 대비 23.6% 증가했는데 이 중 반도체 수출이 42.3% 급증하며 수출 회복을 견인했다.

충북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충북 수출에서 반도체의 비중이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충북 수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므로 향후 품목 관세가 실제 어느 수준으로 결정되는지까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충북의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가간의 문제라 기업이 평가할 문제는 아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번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도 협상 결과를 반기고 있다. 앞서 4월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25%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고 있었는데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충북은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부품이 10.3%를 차지하고 있으며 충남 아산시에는 현대차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생산기지가 입지해 있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SNS에 "아산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대한민국 주력 수출 산업의 요지"라며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농업분야에서는 품목에 따라 반응이 갈렸다. 쌀과 소고기 시장 추가개방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쌀 재배 농가와 축산 농가는 안도감을 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농산물 수입 개방을 시사해 향후 상황에 따라 농민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쌀·소고기 품목은 막았지만 이미 개방된 사과와 블루베리, 유전자 변형 작물(LMO) 감자 등의 엄격한 수입 검역 과정이 축소돼 사실상 수입 길이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정부는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추가 개방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달랐다"라며 "다른 작물의 수입이 대폭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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