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송남용 심리상담사

이번 칼럼부터는 주로 어떤 심리틀을 지닌 부모에 의해 양육될 때 자녀의 애정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낮은 자기감틀이나 인정추구틀 등의 부적응적 틀을 지니게 되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양육태도는 학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되곤 하지만 대체로 애정과 통제를 기준으로 통제적 태도, 허용적 태도, 민주적(권위있는) 태도, 방임적 태도로 분류한다.

통제적 태도는 애정은 적고, 통제가 많은 태도이며, 허용적 태도는 애정은 많고 통제가 적은 태도이다. 또한 민주적(권위있는) 태도는 애정과 통제가 적절한 태도이며, 방임형 태도는 애정과 통제가 모두 적은 태도이다.

네 가지 양육방식 중에서 어떤 방식이 자녀에게 애정욕구를 좌절시켜 열등감틀 등의 여러 부적응틀이 형성되도록 하는 방식인 것 같은가? 애정은 적고 통제는 많은 통제적 방식일 것이다. 물론 부모 중에는 통제는 많지만 애정도 많다고 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논문에 의하면 사람은 많은 긍정적인 것보다 단 한 번의 부정적인 것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한 것을 보면 결과는 통제적 방식과 비슷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생각된다

통제의 국어 사전적 의미는 타인의 행위를 제한하거나 제약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위뿐 아니라 사고(생각)와 감정과 욕구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행위 등을 통제하는 것이 나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적절한 통제를 통해서 자녀의 사회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통제하는 방식이 적절치 않거나 지나칠 경우 자녀의 부적응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왜 자녀를 지나치게 통제하는 것일까? 필자는 통제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녀를 바른 사람으로 양육하기 위해 또는 성공(학업)을 위해 통제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통제틀이 형성되지 않았다면 적절히 통제할 것이기 때문에 과하게 통제하는 경우는 대부분이 통제틀로 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평소 생각해본 통제틀의 유형은 어려서 부모의 통제를 보고자란 탓(모방학습)으로 습관적으로 통제하는 습관성 통제틀과 부모 등의 특별한 지위를 획득했을 경우 권력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권력으로 타인을 통제하는 권력형 통제틀이다. 그리고 어려서 매사 통제를 받다 보니 상황에 대한 민감성이 형성되어 모든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불안하여 자녀 등을 통제하는 불안형 통제틀이다.

불안형 통제틀을 지닌 부모의 경우 대체로 성격이 민감하고 자상하기 때문에 통제하는 것을 부모로서의 책임감이나 배려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통제받는 자녀의 입장에서는 부정적 측면이 더 각인되어 다른 유형과 마찬가지로 비자율틀, 반감틀, 통제틀, 불안틀, 비자기표현틀, 간섭, 지적에 민감한 틀, 자유추구틀, 승인추구틀 등 여러 부적응틀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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