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민서는 친구가 없다. 늘 홀로 외톨이로 지낸다. 반 친구들이 주변에 오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친구들을 자주 괴롭히곤 한다. 특히 여학생들을 괴롭힌다. 그는 수업 시간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엎드려 있거나 지나치게 산만하여 선생님에게 꾸중도 자주 듣는다.

민서는 엄마, 아빠가 모두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하지만 첫돌이 되기도 전에 할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몇 달간 이 사람 저 사람이 돌보다가 그 후 한 아줌마에게 맡겨졌다. 하지만 그는 따뜻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다시피 했다. 돌보는 아줌마가 기어 다닐 때는 작은 방에 가둬 놓고 돌아다니지 못하게 했고, 두세 살 정도 때부터는 온종일 TV 앞에서 만화영화를 보게 했다.

그러다 민서는 세 살 되던 때부터는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엄마와 아빠의 직장 이동이 있을 때마다 이사하게 되어 어린이집을 옮기지 않으면 안 되었다. 유치원에 입학해서도 적응할 만하면 이사를 하곤 하여 여러 유치원을 옮겨 다니곤 했다(내면아이 책, P78-79 참조).

자기 자녀를 방치하는 부모가 있을까? 두 유형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 유형은 실제로 자녀를 방치하는 부모 유형이고 또 한 유형은 방치한 것은 아니지만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부모 유형이다. 전자의 경우는 재혼 등의 문제로 자녀를 위탁기관 등에 맡기는 경우나 부모 자신의 욕구만을 생각하는 자기애틀을 지닌 부모가 그 유형일 수 있고, 후자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부모 유형일 수 있다.

첫째, 민서의 경우처럼 자녀를 타인에게 맡기거나, 혼자 있게 하는 맞벌이 부모 또는 퇴근 후 피곤하여 함께 놀아주지 못하는 부모

둘째,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몸이 아파 오랫동안 누워 있는 부모 또는 병원에 입원한 부모

셋째, 동생이 태어나 첫째 아이에게 관심을 주지 못한 부모

넷째, 능력 있는 자녀나, 막내 또는 병약한 자녀를 돌보느라 그 외 자녀들을 돌보지 못하거나 차별하는 부모

다섯째, 부부관계가 좋지 않아 자녀들을 돌볼 여력이 없는 부모

여섯째, 자라면서 지나치게 통제를 받고 자람으로써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녀를 방목하는 부모

이 같은 환경에서 자란 자녀의 경우 독립성틀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애정 측면에서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낮은 자기감틀, 비존재감틀, 유기감틀, 모멸감틀, 소외감틀, 거절감틀, 외로움틀, 공허감틀. 비친밀감틀, 비소속감틀 등이 형성된다.

거기에다가 공감을 받아본 적이 없고 또 사회 규범에 대한 통제 또한 받아본 적도 없어 비공감틀과 부족한 자기통제틀이 형성되어 주변 사람과 적응해나가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기질이 강할 경우 인정(인기)추구틀, 권력 및 명예 추구틀, 허세틀, 과시틀 등도 형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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