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송남용 심리상담사
우리 인간이 자신이나 타인 또는 상황을 볼(인지, 해석, 판단, 지각, 추론) 때 그 모습 그대로(어디서, 왜(목적)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타고난 재능은 무엇이며, 왜 주어진 것인지, 타인의 행동 이유 및 의도, 고통의 근원) 즉 실재대로 볼 수 있을까? 철학자 칸트는 인간의 타고난 인지능력의 한계로 인해 실재대로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는다.
성경에서도 칸트와 비슷하게 말씀한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답하고 있다. 인간은 원래 신의 형상(닮음, 지, 정, 의)대로 창조되어 실재를 볼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만물(인간, 자연, 식물, 동물 등)의 본질까지 통찰할 수 있는 능력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에덴동산에서 신을 떠난 이후 그 형상이 변질되어 만물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실재를 볼 수 있는 능력도 변질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볼 때 실재에 가깝게 또는 비교적 그 모습 그대로 인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통 사람들이 인지하는 방식이 아닌 매우 왜곡된 방식으로 인지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예컨대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우월한 존재,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거나 그와는 반대로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거나 또는 권위자에게 반감이나 두려움을 느끼거나, 지레짐작을 잘함으로써 힘겹게 또는 자신 안에 갇혀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왜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사태를 정상범위 또는 보통 사람들의 평균 범위를 벗어난 방식으로 인지하는 것일까? 그 이유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심리 이론이 바로 우리가 살펴보고 있는 심리도식(체계, 틀, 안경)이론이다. 자라면서 부모 또는 사회라고 하는 환경으로 인해 특정 틀(안경)이 형성되어 그 틀의 관점으로 인지하고, 느끼고, 행동함으로써 보통 사람에 비해 힘겹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본 칼럼은 그러한 왜곡된(부적응적) 틀을 적절한(적응적, 정상범위) 틀로 변화시켜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기 위한 칼럼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사태(자신, 타인, 상황)를 왜곡되게 인지하도록 하는 부적응적 심리틀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는가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첫 번째로 살펴본 것은 자라면서 부모나 사회로부터 애정욕구의 과소(비교, 지나친 야단, 학대, 유기) 또는 과대(과보호)로 인해 특정 심리틀이 형성되는 점에 관해서였다. 전자의 경우는 낮은 자기감틀, 열등감틀, 인정추구틀, 완벽주의틀, 눈치틀, 반감틀, 반항틀 등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고, 후자의 경우는 근자감틀, 특권의식틀, 우월의식틀, 최고틀, 오만틀, 무능력틀, 비도전틀, 자기중심틀, 부족한 자기통제틀 등이 형성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연합학습으로 인해 심리틀이 형성되는 점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