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서한솔기자] 과거 역사 속 오늘, 충청일보 신문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과거 이슈뉴스를 선정해 브리핑해드립니다.

 

 

겨울에도 전기료 '히트(heat)다 히트!'

<1992년 9월 26일> ‘우리 엄마는 전기 경찰관’

전국에너지절약 계몽작품공모 우수작
촛불켜고 공부…전기의 소중함 깨달아

 

지금은 사라진 동력자원부는 에너지 절약의 날을 맞아 전국에너지절약 계몽작품공모전을 개최했었습니다. 에너지수급의 총괄과 에너지외교를 담당하던 동자부는 에너지 절약에 관한 표어와 책받침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절약정신을 강조했는데요.

1992년 당시 공모전 우수작으로 뽑혔던 김진영 초등학생의 글입니다.
숙제를 하다가 깜빡 잠에 들어버린 김진영 학생이 불을 켠 채로 아침을 맞았고 이를 발견한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받았다는 내용인데요.
‘전기 경찰관’ 어머니가 내린 벌은 하루 종일 전기를 쓰지 못하는 것.
목이 말라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냉장고도 전기로 쓰는 것이라 쓸 수 없었고, 텔레비전도 볼 수 없었으며 숙제도 촛불을 켜고 했다고 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김 군은 “옛날사람들은 전기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며 전기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하네요. 글을 통해 1992년의 풍경을 엿보았습니다. 전기 절약이 투철했던 당시 가정의 모습을 보니 전기료 폭탄걱정에 더워도 마음대로 에어켠 켜놓을 수 없었던, 애잔한 지난 여름이 떠오르는데요.
세월이 흘러 이제는 누진제로 ‘전기 경찰관’을 자처하는 정부의 모습이 서민경제에 부담을 가중하는 족쇄가 되고 있습니다.

무더웠던 긴 더위가 지나고 가을이 왔습니다.
날씨가 제법 시원해졌지만 전기세 걱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국전력통계에서 발표한 판매전력량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더 많은 전력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누진제가 존재하는 한 다가올 겨울에도 지난 여름과 똑같은 모습이 재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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