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총리 추천 등 수용해도
매번 미흡하다며 새로운 요구
거국내각 총리가 곧 2선 후퇴"
정우택도 "정권 강탈의 속내"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정국' 타개를 위해 국회에 제안한 여야 합의 국무총리 추천에 야당이 협조하라고 9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아와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를 여야 추천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혀 야당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만큼 야당도 더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집착해선 안 된다고 새누리당은 주장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는 다 받고 다 줬는데 야당은 계속 조건을 단다"며 "야당이 정말 거국중립내각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지, 국정에 책임의식이 있는지 근본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개헌특위, 최순실 사태 특별검사, 야당의 특검 추천, 거국내각 구성, 국회의 총리 추천(김병준 내정자 철회) 등을 연거푸 수용했는데도 야당은 매번 '미흡하다'며 새로운 조건을 내건다"고 질타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2선 후퇴'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게 문제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그는 "대통령은 2선 후퇴를 언급하고 싶어도 현행 헌법 체계를 벗어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실질적인 내각 통할 총리를 국회 추천으로 임명하겠다는 발언에 정치적으로 의미가 다 담겨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거국내각 총리 임명 자체가 결국 2선 후퇴인데 뭘 더 달라는 것이냐"며 "야당은 이를 알면서도 자꾸 '2선 후퇴 언급이 없다'며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은 이날 "야당이 책임총리 추천을 거부하고 12일 총궐기에 참여하겠다는 건 결국 국민을 위한 국정 정상화엔 관심 없고 정권 강탈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 대통령이)국정 정상화를 위해 검찰 조사, 특검 수용, 책임총리에 이어 거국내각까지 야당 요구대로 밥상을 차렸지만 오히려 한 방에 걷어찼다"고 질책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두 차례 대국민 사과와 검찰 수사 및 거국내각 수용 등으로 여권이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도 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공세를 펴는 데는 다른 목적이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오는 12일 도심에서 열릴 3차 민중 총궐기 집회에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집회의 동력을 유지하려고 박 대통령의 제안에 선뜻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자꾸 거국내각 구성 조건을 배가하면 그 순수성을 의심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야당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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