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방지 최일선에서 선두적인 역할
대기환경정화 설비 제작 기업… VOCs 처리 설비 국산화
바이러스·공기살균청정기 ‘림피오’ 개발로 소비자 가까이

산업의 기반이요, 일자리의 원천인 중소기업.

경기 침체의 장기화는 지역의 중소기업을 흔들고 있다. 신기술개발, 판로개척 등을 통한 분투에도 고금리·환율·물가 등 3고(高)로 인한 자금난의 짙은 그림자는 가시지 않고 있다. 게다가 취업을 위한 젊은 세대의 수도권행은 인력난까지 가중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수준의 기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모범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충청일보는 매월 격주로 지역의 유망 중소기업 현장을 찾아간다.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는 이들의 노력을 소개하고 기업 운영에 있어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들어본다. <편집자>

▲ 성진코퍼레이션(주) 전경.
▲ 성진코퍼레이션(주) 전경.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로 꼽히는 대기오염. 산업화의 재앙과도 같은 대기오염 방지의 최일선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 충북 청주에 있다.

성진코퍼레이션(주)(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저산척북로 413·☏043-260-3640)는 생산 공정에서 배출되는 가스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환경정화 설비 제작 기업이다.

이 기업은 그간 해외에 의존하던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처리 설비를 하나둘씩 국산화해 기술을 축적했다. 현재는 PFCs(과불화탄소)처리설비, 흡착탑, 충전탑, 집진설비, POU스크러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기오염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삼성그룹.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에 제작·납품하고 있다.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회사의 설립 이념은 산업 현장을 넘어 고객들의 생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반도체 클린룸에 쓰이는 대기오염 방지 기술을 공기청정기화 한 ‘림피오환기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성진코퍼레이션(주)에서 개발한 ‘림피오환기시스템’은 미세먼지와 악취, 각종 유해가스 제거는 물론 세균, 바이러스 살균까지 해주는 공기청정기다.

성진코퍼레이션(주)는 2020년 3월 개발에 착수해 10여 개월 연구한 끝에 가정용 바이러스·공기살균청정기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시대를 앞선 제품이라는 호평을 받은 림피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 공기 위생이 중요시되고 있는 트렌드에 맞춰 개발했다. 이 제품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의 실내 대기오염 방지 시설에 적용되는 전처리필터 기술과 전기집진 기술을 응용해 악취는 물론 세균과 바이러스까지 제거하는 장점이 있다. 학교 식당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과 회사 구내식당 등에 상용화되고 있다.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으로 진출한 셈이다.

기존 공기청정기 기능에 세균과 바이러스까지 잡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지만 이것이 상용화되기엔 중소기업으로서 어려움이 많다.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대기업처럼 광고비에 수많은 돈을 쏟아 부을 수도 없고 판로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연구비와 노력을 들여 우수한 제품을 개발했지만 그 쓰임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속상한 날도 많았다.

그래도 성진코퍼레이션(주)는 낙담하지 않는다. 1996년 10월 설립 이후 대기방지시설업, 수질방지시설업, 전기공사업, 기계설비공사업, 해외건설업, 강구조물공사업 면허를 구축하고, ‘림피오환기시스템’ 개발로 B2C 시장으로 진출한 회사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 문기학 성진코퍼레이션(주) 대표이사
▲ 문기학 성진코퍼레이션(주) 대표이사

"지역업체 우선반영 시스템 확대돼야"

문기학 성진코퍼레이션(주) 대표이사

B2B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B2C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종합환경처리 전문기업 성진코퍼레이션(주) 문기학 대표이사(65·사진).

엔지니어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환경설비업계에서 문 대표는 상사맨이라는 특별한 이력을 가졌다. LG전자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공무부에 근무하며 청주에 자리를 잡았고 이 같은 경험을 살려 1996년 성진코퍼레이션(주)를 창업했다.

“창업 당시만 해도 사회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낮을 때였어요. 그렇지만 머지않아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관련 공부를 시작했고, 회사를 창립하게 되었지요.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니 예상이 적중했다고 봅니다.”

문 대표가 회사를 창립한 1996년은 ‘환경’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시기였다. 산업화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을 때 그는 미래먹거리인 환경을 생각했고 그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그가 미세먼지와 악취, 각종 유해가스 제거는 물론 세균, 바이러스 살균까지 해주는 공기청정기인 ‘림피오환기시스템’을 개발한 것도 미래를 내다보는 앞선 생각 덕분이었다.

성진코퍼레이션(주)는 그간 해외에 의존하던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처리 설비를 하나둘씩 국산화해 기술을 축적했다. PFCs(과불화탄소)처리설비, 흡착탑, 충전탑, 집진설비, POU스크러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기오염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삼성그룹,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에 제작·납품하며 성장했다.

그는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감소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민선 8기 들어 청주시 산하 전 부서, 출자·출연 기관을 대상으로 사업 설계부터 지역업체를 우선 반영하는 시스템을 확대해 전보다 나아졌다. 그러나 관공서가 업체들의 문턱은 아직도 높다. 지역업체들의 판로개척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 시행됐으면 좋겠다.”

우수한 지역인재의 타시도 유출도 중소기업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젊은 층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열악한 주거환경과 근무환경이라는 조사결과를 본 적이 있다. 중소기업에서 이것들을 맞춰주기가 어렵다”면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종합환경처리 전문기업으로서 기업들의 ESG 경영을 돕고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환경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분야인 만큼 선진적 기술 확보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충북대 대학원 환경공학 박사로 1985년 LG전자(옛 럭키금성상사) 입사해 1991년까지 공무부에 근무했다. 1996년 성진코퍼레이션(주)를 창업해 2017년 1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달성하고 국무총리 표창, 2018년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김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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