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민 충청일보부동산전문위원
[윤여민 충청일보부동산전문위원/청주집현전공인중개사무소대표]
관련 업종에 종사하다보니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관련 상담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 주로, 해당 아파트에 청약을 넣어도 될는지, 미래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인지 아니면 선호도가 낮아서 추후 큰 이득을 보기 힘든 위치인지, 평면 구조 타입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게 나을지 등을 묻는다.
이러한 문의가 오면, 오히려 내가 되묻고 싶다. 그 아파트에 살고 싶은 마음은 있는 건가요?
근 몇 년 간 아파트 시세가 등락을 반복하며 자산적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풍조가 생기다보니, 본질적인 부분은 터부시되는 분위기이다. 아파트는 본질적으로 집, 즉 주거 공간이다. 거주 공간 및 부대시설이라는 본질적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 가족이 함께 지낼만한 곳이라고 판단되면 청약을 넣으면 된다. 만약 우리 가정의 보금자리로서 부적합하다고 생각되면 청약 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어찌 보면, 굉장히 간단한 문제인데 별 것 아닌 일로 고민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물론 아파트의 자산적 가치를 아예 무시할 순 없다. 작은 평형도 최소 2억 후반 대에 달하는 고가의 상품이다 보니 청약 당첨 후 덜컥 계약했다가 혹여 가격이 떨어지진 않을지 불안해하는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거주할 신축 아파트를 물색 중인 실수요자라면 가격 등락에 너무 몰두해 청약을 주저할 필욘 없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집값은 결국 우상향 곡선을 그릴 테니 말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IMF 경제위기가 찾아온 1997년부터 2021년까지 25년 동안 전국 아파트의 연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약 5.12%였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연 평균 수치 2.56 %와 비교해서 딱 2배 더 오른 것이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10년 동안의 통계를 비교하자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평균 4.3 % 올랐고 소비자 물가지수는 약 1.3 % 상승했다.
아파트를 장기 보유하는 동안 시세가 오르락내리락하겠지만, 결국 물가 상승률의 최소 2배 이상의 차익은 얻을 수 있단 결론이 도출된다.
또,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의 경우 빠르면 2년, 늦으면 3년 후에 완공될 테고 입주 후 2년 이상 보유해야 양도세 비과세 혹은 기본 세율 적용 혜택을 받는다.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 받은 세대라면, 지금으로부터 4~5년 이후에서야 집을 매도할지 말지 고민할 가능성이 크단 얘기다. 그런데 앞으로 4~5년 후의 집값이 어느 정도 될는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누가 그때까지 얼마나 오르고 또 얼마나 떨어질지 정확히 전망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현 시점에 청약 접수를 받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미래 가치 대비 저렴한 수준인지 아닌지, 그렇다면 청약을 넣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가늠해보는 건 무의미하다. 예측 불가한 일이니까 말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대로 10년 이상 장기적인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역사적으로 아파트 시세는 결국 우상향 해왔으니 미래에도 그럴 확률이 높고, 그렇다면 장기 거주 목적 차원에선 웬만한 입지의 아파트 청약은 일단 넣어보는 게 옳다고 본다.
단기적인 시세 차익 측면에서도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이 유리한 편이다. 청주를 예를 들자면, 현재 웬만한 입지의 준공 2~5년 차 신축 아파트 34평형(전용면적 84제곱미터)의 매매가격은 약 5억 원대이다. 주변 환경이 노후화된 ‘구축 밭의 나홀로 신축’이 아니라면 최소 4억 후반에서 5억 원 이상은 줘야 살 수 있단 소리이다.
반면에 청주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는 발코니 확장비와 옵션비용을 합쳐도 4억 초중반 정도이다. 일례로, 조만간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 봉명동의 SK뷰 자이(이하 뷰자이)의 경우 (구)34평의 분양가와 부대비용을 모두 합치면 약 4억 1~2천만 원 수준이다. 청주 시내의 다른 자이 브랜드 아파트의 동일 평형 시세가 최소 5억 원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방서동 센트럴 자이 아파트의 중층 이상이 최소 5억 원이며, 비하동의 서청주 파크 자이와 가경동 자이의 경우엔 6억 원 이상을 호가한다. 그나마 저렴한 옥산의 리버파크 자이가 저층 기준 4억 초반 대, 인기 동호 기준 4억 중후반 대의 시세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주변 환경이 다소 노후화된 입지라 하더라도 시내권이자 주요 일자리 지역인 청주 산업단지 인근이며 초등학교를 품은 인기 브랜드, 자이 아파트가 4억 초반에 분양한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여 진다.
더불어 청주의 경우, 현재 조정대상지역이라서 신규 아파트 분양권의 전매가 3년간 제한된다. 그런데 빠르면 올해 6월, 늦어도 내년에는 전국적인 조정 지역 해제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얼마 전에 진행된 ‘새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의 자료집 내용을 보면, 올해 9월까지 지방 일부 지역의 규제 해제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기도 하다. 실제로 규제 해제가 진행된다면 분양가 상한제 지역을 제외한 뷰자이와 같은 민간 분양 아파트의 전매가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뷰자이의 경우, 최소한 옥산 리버파크 자이와의 시세 차이만큼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다. 약 5천만 원의 웃돈을 받고 팔 수 있단 얘기이며, 2년 내에 팔면 양도세 등 세금이 66~77% 정도나 부과되긴 하지만 어쨌든 1천만 원 이상의 차익 실현이 가능해진다.
집값이 근 몇 년 간 단기간에 수억 씩 급등했었기 때문에 1천 만 원 정도의 차익이 상대적으로 적어보일 순 있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 월급의 몇 배에 달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청약 통장을 아껴둘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을 넣을지 말지 고민이 된다면,
첫째, 나와 우리 가족이 최소 6~7년 정도 큰 불편 없이 거주할 만한 입지인지,
둘째, 비슷한 입지와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존 아파트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인지,
셋째, 2~3년 후 입주 때 분양 잔금을 충분히 납부 가능할 만큼 자금 여력이 있을지,
정도를 검토하고 세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면 크게 부담 가질 필요 없이 청약 신청을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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