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으나 북한은 오히려 관영 매체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노고를 치하하는 보도를 내놓으면서 베트남 방문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소식은 전혀 보도하지 않다가 뒤늦게 북미 정상간 회담을 마지못해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과 베트남 방문으로 마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 정치, 즉 외교력에 대해 자화자찬 격으로 선전하며 치켜세웠다고 한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지 않다가 주민들 사이에 결렬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가자 뒤늦게 알렸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은 회담 결과를 기대 했지만 합의가 불발되어 실망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 불편한 기류로 향후 협상 전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인 동창리 발사장 현장의 복구 정황도 포착됐고, 평양 외곽의 산음동 미사일연구단지에서도 물자이동 정황이 잡히기도 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초 언급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지만 "사실이라면 매우 실망한다"고 김정은을 향해 경고의 말을 전했다.

 북·미 관계가 왜 성과없이 끝났을까? 그 본질을 본다면, 터질 일이 터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정상 간의 담판은 도박판의 판돈을 건 일대 승부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라면 더욱 더 그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칩 전부를 내밀고 올인을 밀어부쳤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작전타임을 요구해서, 하루 더 회담을 연장하더라도 최종 합의를 위한 노력을 더 했어야 했다. 중국은 7년이상 걸렸고, 베트남도 10년이나 걸렸다.

북한은 이제 시작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하노이 회담이) 불쾌하고 괘씸하겠지만, 이 담판의 역사성을 중시해야 한다. 길고 긴 협상의 한 고비로 해석해야 한다. 북한이 언제 오늘의 중국이나 베트남 같이 변할 수 있을까?  미국은 북한이 전체 핵 프로그램을 꺼내놓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를 해제할 생각이 없으며,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교환 방식이 아니고서는 핵 프로그램 모두를 꺼내 놓을 수 없다는 태도여서 협상의 폭이 넓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역사적인 북·미 정상 간 세기의 담판이 벌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방식의 비핵화 과정과 결과가 도출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결과는 아쉽지만 그렇다고 실패로 규정하기에도 이르다.  북한과 미국 어느 누구도 이번 회담이 실패했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지금 세계의 촉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다음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을 믿을 수 없기에 만일에 발생할지 모르는 사태에 항시 대비해야 한다. 어설픈 이념에 매달려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대책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북한이 핵 포기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북 제재는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 우리가 성급하게 나가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전향적으로 나서도록 설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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