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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바람이 차다. 어둑한 사무실 문을 열고 불을 켜면서 그녀 생각이 났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두고 마주하고 싶은 그녀, 화장실 쪽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나는 걸 보니 역시 새벽부터 일이 시작 되었는가 보다. 사무실을 밝히고 따뜻하게 난방기를 가동하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미 한 시간 이상 작업을 한 터라 추위에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이 건물에 사무실을 정하고 회사를 창업한 지 15년이 지났는데, 그녀는 그 무렵부터 건물 청소를 하셨고, 지금은 70세가 훌쩍 넘었다. 키도 크고 단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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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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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윤명혁 S&T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쌀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식량이다. 우리 민족사를 들여다보면 쌀로 인해 문화가 생겼고 민속이 생겼으며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민족사를 대신하는 곡식인 것이다.쌀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해야 했고 힘든 것을 이겨내려고 농요를 만들고 불렀으며 농악을 만들어 냈다. 가을에는 조상과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최고의 곡식이었고 더 중요한 것은 농가 최고의 화폐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곡식이다.한국사 전체를 봐도 우리 민족은 늘 쌀이 모자라서 허덕이다가 1970년대에 들어 통일벼가 개발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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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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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통통배가 섬을 향해 달렸다. 구명조끼를 입기는 했지만 시퍼런 바닷물을 가르며 사십여 분 달리는 동안 주변 구경보다는 긴장으로 기둥을 잡은 손에 힘이 갔다. 이런 배로 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라 생각했다. 끝을 알 수 없는 검푸른 물색을 바라보며 잡은 손에 힘을 더 주며 기도가 튀어나왔다.페리로는 두 시간이 걸린다고 모터보트를 예약했다는데 마음은 편치 않았다. 여기저기 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그제야 눈을 들어 주변을 바라보았다. 섬 뒤에 하얀 구름이 하트모양으로 보였다.배가 해안가에 닿자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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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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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박정숙 청주시정연구원 책임연구위원케이팝과 드라마, 영화 등으로 대표되는 K-컬처의 인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K-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까지 확대되고 있다.이에 따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수도권으로의 관광객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방한 외래관광객의 80~90%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은 지방 관광 활성화의 시급성을 보여준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최근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2025.9.25.)」와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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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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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벌써 선선하다. 곱게 풀 먹여 다려 놓았던 모시옷을 다시 물에 담갔다. 풀기가 있으면 보관 중에 곰팡이라도 필까 봐, 입지 않았던 옷들도 모두 다시 물에 헹궈서 풀기를 빼내고 올을 바로 잡아, 가지런히 개켜서 꼭꼭 밟으니, 숨죽은 모시는 종이처럼 얇게 펴졌다. 마치 책꽂이에 끼워서 눌러놓았던 단풍잎처럼 곱다. 모시의 원료인 모시풀은 장미 목 쐐기풀과에 속하니 모시옷이 나무 그늘에 있는 것처럼 시원한 것은 원료가 풀이어서 그런 것이다. 올여름 모시옷은 국제적인 행사의 주인공 역할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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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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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채성주 청주시정연구원 수석연구위원지역의 문화 예술적 특성을 유지·발전시키고 새로운 문화 환경을 조성하려는 방안으로 2001년 ‘문화예술진흥법’이 개정되면서 ‘문화지구’ 제도가 도입되었다.문화지구의 지정 목적은 문화시설과 문화 관련 업종의 육성, 특성화된 문화예술 활동의 활성화, 문화자원과 고유한 문화적 특성의 보존 등에 있다. 문화지구 내 권장시설은 조세감면, 시설 개보수·리모델링 등을 위한 융자지원, 입주지원, 경영컨설팅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공모사업에 선정될 경우 국고 보조도 가능하다.청주시는 지난 7월 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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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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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이재훈 시인·건양대 교수아들과 여수로 여행을 갔다. 아들은 중학교 3학년 사춘기 소년이다. 게임을 좋아하고 스마트폰을 종일 놓지 않는 반항기 가득한 아이다. 묻는 말에 “응”이라는 대답밖에 하지 않는다. 싫다는 표현을 할 때에는 “왜”라고 대답한다. 사춘기 아들과 둘이 여행을 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들에게 여행을 제안했을 때 뜻밖에 아들은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뜨거운 한여름에 서울에서 기차를 탔다.우리의 여행지는 여수였다. 세 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여수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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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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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일백육 년 역사의 숨결/ 치마저고리에 감싸 안고/ 하늘처럼 평안한 천안/ 아우내 병천 물줄기 따라/ 대서양 뉴욕 허드슨 강/ 닻 내린 열셋 여인들/ 맨해튼 타임스퀘어 심장에/ 못다 핀 열여덟 순국의 꽃 심었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이라며/ 대한독립만세 외치던 아우내 함성, 나이아가라 폭포 소리 뒤덮고/ 이민의 버거운 삶에 찌든 어둠 내려앉은 한인타운에 / 영원한 겨레의 별빛/ 미소로 위로와 용기 주는 충청의 뜨거운 밤이여/뉴욕 한인회 지인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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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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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오명근 청주시정연구원 연구본부장 도시 경쟁력의 새로운 물결도시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변화의 파도 앞에서 머뭇거리는 도시는 뒤처지고, 파도를 타는 도시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 지금 행정의 무대에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연구실의 전유물이 아니며 시민의 일상과 행정 현장을 깊숙이 파고들어 공공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청주시 또한 이러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청주시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행정의 미래서울시의 ‘서울톡’은 24시간 깨어있는 민원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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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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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이재훈 시인·건양대 교수부고가 왔다. 시인의 모친상이었다. 빈소는 청주성모병원이었다. 평소 형님 아우로 가까운 사이였기에 서울에서 청주로 가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일요일 오후 고속버스는 승객들로 가득했다. 버스에 앉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잠을 청했다.고속도로를 30분쯤 달렸나보다. 뭔가 ‘철퍼덕’거리는 소리가 음악소리를 뚫고 계속 들려왔다. 이어폰을 빼니 정말 큰 소리로 들렸다.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좀 있으니 기사님이 버스를 갓길에 대었다. 전화 통화하는 소리가 들리고 기사님이 승객들에게 안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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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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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받아 놓은 날은 반드시 온다고 했던가.일 년에 한 번, 친정 칠남매 모임이 있는 날에, 세 아들 가족도 함께하다 보니, 대박 난 맛 집 식당 못지않게 북적였다. 거실에서는 계속 상을 차리고, 밥을 먹은 사람들은 사랑채로 나가서, 한편에서는 술을 마시고, 한편에서는 윷을 던지며 놀았다. 해가 저물자, 마당에서는 텐트를 치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은 텐트가 바로 서기도 전부터 그 안에 들어가 까르르 웃고 뛰었다. 아흔이 넘은 친정어머니는 음식을 드시는 일보다 증손자들 노는 모습을 보시느라 방문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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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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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박정숙 청주시정연구원 책임연구위원오는 9월 청주오스코(청주 OSCO)가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청주오스코 개관은 단순한 시설 건립이 아닌, 청주가 미래 전략산업을 기반으로 MICE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MICE는 Meetings(회의), Incentives Travel(포상여행), Conventions(국제회의), Exhibitions/Events(전시/이벤트)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자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다. 국내 MICE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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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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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이재훈 시인·건양대 교수대전 테미오래라는 동네에 가면 ‘구구절절’이라는 독립서점이 있다. 열 명 정도 앉으면 꽉 들어차는 작은 서점이다. 이곳은 동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한다. 책을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매주 시를 읽고, 소설을 읽고,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이 매주 펼쳐진다. 지역의 독립서점에서 이렇게 활발한 문화행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축복에 가깝다.이곳에 재미있는 기획의 프로그램이 열렸다. ‘희곡 읽기 좋은 날’이라는 행사로 예비극작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20대의 청년 예비작가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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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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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노란 유채꽃 흐드러진 모습을 상상하고 이른 봄에 유채 씨앗을 밭에 뿌렸다. 거름도 시원치 않고 비도 오지 않으니 배배 틀어진 유채가 바닥에 붙어있다시피 자라지 않았다. 보리나 마늘처럼 가을에 씨앗을 뿌리는 거라 했는데, 봄에 뿌려도 무방하다는 말에 시도해 보았지만 영 시원치 않았다. 마른 봄이 다 지나고 초여름 비가 오자 그럭저럭 푸르더니 가뭄에 콩 나듯 몇 송이가 누르스름하게 꽃을 피웠다. 한꺼번에 무리 지어 피지 않으니 볼품도 없다. 올해 유채꽃 농사는 글렀다고 포기했다.우리 동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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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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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채성주 청주시정연구원 수석연구위원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이 가속화되면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였고, 이에 따라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 주거 취약계층의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 등 건설비 상승은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졌다.주거 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확산된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는 전세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세입자들은 여전히 보증금 미반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정부의 대응은 주로 사후 구제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가 상승, 고위험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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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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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저수지로 향하는 물길은 일 년 내내 맑게 흐르고 있다. 곳곳에 풀들이 자라서 시냇물은 이리저리 길을 따라 구불구불 흘렀다. 모래가 물에 씻겨 맑게 보였다. 발이라도 담가보고 싶었다. 때로 비닐 조각이 풀에 걸려있는 것을 볼 때는 들어가서 그것을 벗겨주고 싶다.이른 봄에는 미나리가 냇물 가장자리에 빼곡히 자라서, 동네 아낙들이나 인근 주민들이 장화를 신고 들어가 한나절씩 돌미나리를 캐고는 했다. 그것들이 자라서 넘실대고, 다른 풀들도 물이 없는 모래 위에 수북해지면 맑은 물 사이 수풀이 어여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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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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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오명근 청주시정연구원 연구위원2025년 6월 3일, 선거가 끝나면서 그야말로 '정치의 시간'은 저물고 '정책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정치의 시간'에는 전국 각 지역에서 지역의 현안과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선거공약을 준비하는데, 매 선거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업들을 지역 공약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공약에 반영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과제들이 상당하다는 반증이며, 공약의 실현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다.당선인은 청주시 주요 공약으로 청주공항 중부권 거점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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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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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이재훈 시인·건양대학교 교수서울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옥천으로 향했다. 기차를 타자마자 차창 밖으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해마다 오월이면 충북 옥천에서는 지용제가 열린다. 올해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허연 시인의 초대를 핑계 삼아 달뜬 마음을 맘껏 누렸다. 옥천행은 오랜만이었다. 옥천을 생각하면 언제나 마을 이름에서 향기가 나는 듯하다. 향수의 옥천, 도리뱅뱅이와 올갱이의 옥천, 내겐 무엇보다도 정지용 시인과 문학 얘기가 지즐대는 옥천이다.옥천역에 내리자마자 편의점에서 우산부터 샀다. 비와 함께 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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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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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유인순 한국커리어잡스 대표이사마정리에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팝콘이 터져 나오듯 일순간에 하얀 꽃들이 화르르 펼쳐졌다. 망연하게 그것들을 바라볼 시간이 없었다. 이웃집에서 몇 달 전부터 배꽃 수정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일꾼 팀을 꾸리는 중인데 날짜가 다가오자, 이런저런 이유로 십여 명의 일꾼 신청자들이 단체 톡 방을 슬금슬금 빠져나가고 있었다.다시 주변 지인들을 수소문하며 부탁해보지만 아, 꽃구경이라니. 4월 중순, TV에서는 전국 꽃 지도를 펼치며 행락객들을 유인했고, 마정리 배꽃 꽃가루받이 일꾼을 자처했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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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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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박정숙 청주시정연구원 책임연구위원5월, 봄의 절정을 알리는 화창한 햇살과 신록의 물결 속에, 전국은 다채로운 축제로 들썩인다. 청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 꿀잼도시를 지향하는 청주는 ‘도시농업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피크닉 콘서트’, ‘청주가 그린Green 페스티벌 가드닝’, ‘청남대 재즈토닉’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축제들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다.축제는 단순한 볼거리나 즐길거리를 넘어서, 지역의 문화와 역사, 자원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살아있는 플랫폼이자,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강력한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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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8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