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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은사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대전 둔산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했는데 많은 선후배 동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새삼스레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삼십 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캠퍼스를 누볐던 그 때의 학생들이 돌아가신 스승을 추모하며 소복하게 모여 있었다. 소주잔을 비우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그들의 모습에서 언제나 단아했던 여교수님의 제자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 아, 인생은 끊임없이 깨달아가는 과정이구나.기성권력에 대해 본능적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나는 요즘 말로 '까칠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다. 집안 내력이 불순하다거
아침의 단상
김홍성
2010.10.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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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지는 물안개로 서성이다 /텅빈 수레가 되어 내려앉은 하늘을 맞았습니다./이런저런 수선스러움에 /야무지게 파고드는 갈바람 속으로 /어머니의 너름새 같은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꽃대를 들어올린 꽃잎처럼 /세월의 불쏘시개로 위대한 고향입니다. /김칫독을 유난히 아끼시던 어머니 /젓갈 한 국자 안 넣어도 달큰하던 손 맛 /이젠, 핑계가 입버릇처럼 고여 마음의 가난뱅이가 됩니다. /생전, '부끄러운 삶'을 천적으로 촌심가득 채워주신 혼불 /아직은 덧칠조차 부끄러워 /혹시, 기억조차 무뎌지면 어쩌나 /작은 울림이라도 전합니다. /침묵을
아침의 단상
오병익
2010.10.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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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집안 일로 홀로 어느 지방에서 1년 6개월을 지낸 적 있다. 가족들을 떠난 혼자의 삶은 생각보다 편치 않았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이었다. 그곳에서의 나의 삶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말과는 거리가 먼 생활이었다. 처음 그곳에 이사해 낯가림이 심한 탓에 선뜻 이웃과 사귀지도 못하여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었다. 그 당시 넓디넓은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는 하루하루는 고독과의 사투란 말이 적합할 만큼 견디기 어려웠었다. 아마도 사람들은 외로움을 못 견뎌 집단이나 파벌에 속하길 원하는가보다. 하지만 나의 경우를 되돌
아침의 단상
김혜식
2010.10.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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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와 같이 홍콩에도 어김없이 추석이 왔다. 홍콩에서는 올해 음력 8월 16일 양력9월 23일에 중추절(中秋節, mid autumn festival)로 큰 잔치의 한 주를 맞이하였다. 거리를 다니는 곳곳마다 월병과 등불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중추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의 대부분 국가에서 맞이하는 추석은 바쁜 일상에서도 우리에게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중추절은 홍콩에서 음력 설(구정) 다음으로 중요한 명절로 여겨지는데 달을 숭배하는
아침의 단상
이준영
2010.09.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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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있으나 체불임금으로 근로자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마당에 일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함으로 인해, 즐거워야 할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체불임금 집중청산기간 전국의 체불임금은 작년보다 7.3% 감소하였으나, 올해 8월까지 체불임금이 7천7백억원에 이르며 18만여명이 평균 431만원이나 되는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고, 30인 미만 중소영세사업장의 체불임금이 전체의 63%를 차지한다고 한다.
아침의 단상
황규혁
2010.09.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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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하러 왔어 나 죽는 꼴 보러 온거여' /할아버지 버럭 화내시고 사랑방으로 나가셨다. /'밑빠진 독에 물붇기 아니니?'/ 다시 안 온다며 차례가 끝나기 전, 삼촌이 떠나셨다./ '난 배 터져 죽는 줄 아나 봐'/ 엄마는 맏 며느리 된걸 후회하나 보다./ 나도 큰 아들인데........필자의 시 '억울해'전문이다. 추석은 추썩추썩 다가온다더니 옛말 틀린게 하나없다. 유난했던 찜통 더위와 가끔 기습적으로 올라온 국적불명의 태풍도 언제 그랬느냐 싶게 말쑥한 한가위 들판되어 객지의 피붙이가 고향 포옹을 준비한다. 벌초에 나선 자손들 정성
아침의 단상
오병익
2010.09.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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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서 주인공인 돈키호테는 이상을 추구하는 기사로서 옳은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의의 사나이'라고 그려져 있다. 작품 속에서 돈키호테는 자신이 하는 일들이 전부 다 이 세상의 정의를 위해서 당연히 구현해야 할 옳은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라고 해도 이만저만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알다시피 돈키호테는 여느 때는 정신이 말짱하다가도 기사나 기사도에 관련된 상상이 떠오르면 갑자기 눈을 부릅뜨거나 창이나 칼을 휘두르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정신에 이상이
아침의 단상
박기태
2010.09.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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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도 여느 여름과 마찬가지로 어학연수의 인기는 여전했다. 내 주변만 보아도 여름방학이라고 시간적?심리적 여유를 갖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보다 자격증 공부, 인턴쉽, 대학원 준비, 언어 공부를 위한 해외 연수를 갔다 온 사람이 더 많다. 어떻게 보면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여름휴가 기간인 7월말 나는 이화여대에서 열린 2010년 기업여성인력을 위한 리더십교육프로그램 과정에 참가했다. 회사를 다니며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느라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나를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아침의 단상
이준영
2010.09.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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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가 지나
아침의 단상
오병익
2010.08.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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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흥덕구 쪽의 어느 아파트 근처에 갔다가 그만 살풍경스런 모습을 보고 말았다. 단지를 둘러싸고 온갖 현수막이 울긋불긋 걸려 있는 것이 언뜻 보아 무슨 투쟁 장소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내용인즉 입주민들이 건설사에 무언가를 요구하는 중으로, 어떤 것은 매우 충격적(?)인 표현도 담고 있어 오히려 내가 머쓱해지고 말았다. 내용의 전말이나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신흥 주거지로서 선망어린 단지로 떠오르는 고급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수상쩍은 풍경이 왜 그리도 낯설게 느껴지던지.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올해 말
아침의 단상
김홍성
2010.08.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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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이미 1995년 에서 '고용없는 성장'을 주장했는데, 선진국일수록 노동집약형 산업은 인건비가 싼 나라를 찾아 해외로 진출하고, 기술의 발달로 자동화가 확대되어 국민경제는 성장하지만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되려 줄어드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진다고 보았다. 일자리가 늘어야 소비가 증가하고, 소비가 다시 생산을 자극하는 '경제의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우리나라도 일자리 문제가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45세면
아침의 단상
황규혁
2010.08.1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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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크면 선생님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학생은 학년이 올라가 담임이 바뀌었을 때도 모든 선생님이 다 그런 줄 알고 선생님 공포증에 걸려 있었다. 또한 학교 공포증 때문에 학교를 벗어나면 금방 괜찮다가도 학교를 보면 입술이 마르고 갈라 터진다.' 양업고등학교 교장인 윤병훈 신부님이 집필한 교육 성공기, 제목부터 충격인 저서'발소리가 큰 아이들'이란 내용 중 일부다. 행동과 혹독한 반항까지를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아무나 흉내낼 수 조차 없는 대안교육의 소중한 외침을 가슴 뻐근하게 공명하고 있다. '책임지고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학생
아침의 단상
오병익
2010.08.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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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조금만 신경을 써서 예의주시한다면, 정당하지 못한 일들에, 영악하기 그지없고 악착스럽기 짝이 없는 파렴치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쉬운 예로, 요즘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서민들의 "최저 생계비 보장"이나 공무원 윤리 위원회의 "민간인 사찰" 문제들에서 자칭 권력을 가진 자들의 행동들, 다시 말해서 본연의 자세를 상실하고 자아를 잃어버린 행동들이 그러함을 알 수 있다.돈, 권력, 또는 지위나 명예 같은 것들에 편승하여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아니 자연발생적으로 약자가 될 수도 있는 서민들의 카타르
아침의 단상
박기태
2010.07.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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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광고가 눈길을 끈다.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이렇게 이어지는 광고 이후 이 회사의 매출이 20% 이상 신장했다고 하니 그 기발한 착상에 머리를 끄덕이게 된다. 아침 뉴스에서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22일 새벽, 4대강 공사 현장인 함안보와 이포보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불현듯 위의 광고 카피가 생각났다. 마음 같아서는 확~ 해치우고 싶은데 차마 그럴 수 없는 현실, 그 현실을 이보다 더 적확하게 표현한 말
아침의 단상
김홍성
2010.07.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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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과 패기가 넘치던 시절에는 의식주를 해결한다는 일에 대하여 그다지 겁을 내지 않았었다. 그러나 일명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나는 요즘 앞날이 불안하고 초조하다. 2명의 대학생 자식이 공부를 다 마치려면 아직 5~6년이란 시간이 필요하고, 그때까지는 직장생활을 계속하며 편히 전업주부로만 산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제도 큰아이가 방학기간을 이용해 어학학원에 다녀야겠다고 했다. 매달 정해진 수입으로 살림을 꾸려나가는 나로서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아무리 여건이 어려워도 연기하거나 조정할 수 없는 최우선순위가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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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자
2010.07.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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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오락가락하니 이끼 묻은 일기장을 들춘다. /당신 생각하면 가슴이 짠한지 이름 하나 붙들어둔 흐릿한 기억으로 그 무엇이 떠오르는지 /마루에서 몇 뼘 쯤 산봉우리에 뿌연 안개 자리하고 /천연덕스럽게 비를 멈추지만 여전히 꼲기 어려운 이야기와 만난다./어쩌나 어쩌려나 궁리하다가 요즘 일기 서너 쪽을 고쳤다./ 필자의 시'일기장 수선' 중간 부분이다.남아공월드컵이 더위를 얼려주고 있다. 비록 공격 점유율을 앞세우고도 골운이 따르지 않아 우루과이에 8강 진출 티켓을 내주었지만, 경기내내 스스로를 날리다시피 그라운드를 누빈 태극전사에
아침의 단상
오병익
2010.07.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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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끝난 지 20일이 넘었는데도 그에 따른 여운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어느 선거이건 간에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있게 마련이지만 이번 선거만큼 드라마틱한 경우도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선거 결과도 그러하거니와 유권자의 관심을 집중시킨 굵직한 이슈가 내내 우리 사회를 뒤덮었기 때문이다. 특히, 천안함 진상조사결과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선거판을 뜨겁게 달군 마지막 호재였다.지방선거가 갖는 의미에 대한 여러 가지 시각이 있다. 그것은 與냐 野냐에 따라 극명하게 대비되기도 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관점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아침의 단상
김홍성
2010.06.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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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40대 이후의 중·장년층이면 누구나 이 노래를 기억할 것이다. 어릴 적, 뙤약볕이 내리는 6월의 운동장에서 목이 터지게 외쳐 불렀던 6.25노래이니. 그때는 그랬다. 6월 이맘쯤이면 각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에서는 6.25노래를 비롯해 반공웅변대회, 반공포스터, 반공글짓기 등을 개최하면서 학생들에게 반공의식을 함양시켰다. 뿐만 아니라 이 무렵이면 극장이 없는 시골 오지학교에서도 반공영화만은 볼 수 있게 했었다. 그래서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에게도 전쟁의 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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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자
2010.06.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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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설핏 물가에 스밀 때 /풀어놓은 바다는 온통 금빛이다 /비늘 벗겨지도록 몸 부비며 풀어낸 얘기 그 설레임의 색조들 /보이지 않은 손자국으로 평생 자식의 무대를 챙긴 어머니 침묵처럼 /누룩 앉힌 발효된 술을 나눠드신 아버지 말씀 '이 다음 더 잘하면 되지' /어쩌다 긴 세월동안 끝내 쬐끄만 가슴 가득 마알간 시만 차곡차곡 쌓아 주셨을까 /필자의 동시'아버지 노래' 전문이다. 실수를 오히려 큰 자산으로 챙겨 주시던 생전의 아버지는 표정으로 속뜻을 풀어내셨다. 말을 잘하는 사람과 수다와는 다르다. 지루하지 않으면서 공감을 끌어내는 말
아침의 단상
오병익
2010.06.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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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어디를 가든 원색의 유니폼을 입은 후보나 운동원을 만나게 된다. 어떤 날은 주머니에 대여섯 장의 명함이 불룩하다. 인물도 다들 잘 났다. 프로필도 좋고 지역을 위해 활동한 봉사 경력을 보면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실제 익히 알고 지내는 지인들이 여러 사람 선거판에 뛰어들었는데 그만한 자격을 갖춘 이들이 많다고 본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만개(滿開), 지금 그 현장 속에 우리가 있다.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몇몇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가보았다. 일종의 출정식인 그 행사는 출마자의 잠재력을 가늠해 볼 수 있
아침의 단상
김홍성
2010.05.27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