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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 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으레 그렇듯 송년회다 신년회, 동창회다 하며 각종 술자리 모임이 잦아지게 된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가벼운 반주를 곁들이는 순간들에 항상 걱정되는 것이 음주운전이다. ‘한 잔쯤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단속에 적발되어 법적 불이익을 겪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무고한 다른 사람의 경제적, 신체적 피해를 비롯해 소중한 생명까지 빼앗아 갈 수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그에 따른 강력한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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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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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현대인들의 삶의 속도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무엇이든 빨리 빨리 해 내는 것이 능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이다 보니 주위를 세심히 살피고 배려하는 데는 무심한 삶을 살아가는 경우도 많아져 간다.우리가 일상에서 듣는 얘기 중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격언이 있는데, 로마 제국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로부터 유래되었다. 내전을 수습하고 팍스 로마나의 기틀을 세운 그는 라틴어로 ‘festina(서두르다)’와 ‘lente(천천히)’를 결합한 말로 ‘천천히 서둘러라’를 인생의 좌우명이자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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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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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고전 여담에 명경지수(明鏡止水)란 고사성어가 나온다. 밝을 명(明), 거울 경(鏡), 그칠 지(止), 물 수(水)자를 쓴다. 이 말의 뜻은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을 뜻'하는 말이다. 잡념과 허욕이 없는 깨끗한 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이르는 것으로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정신적 평정과 깨끗한 마음가짐을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된다.‘장자’(莊子)의 덕충부(德充符)에서 유래했는데,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형벌로 한쪽 발이 잘렸으나 덕망이 높은 왕태라는 인물이 있었다. 비록 육신은 불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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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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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고전여담에 ‘성화요원’이란 사자성어가 나온다. 별 성(星), 불 화(火), 화톳불 요(요,燎), 언덕 원(原)자를 뜻하는 말로, ‘작은 불씨가 넓은 들판을 태운다’ 는 의미이다. 여기서 ‘성’(星)자는 희뜩 희뜩하다는 뜻으로 다른 빛깔 속에 흰색이 섞여 있는 모양새로 서로 상반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긍정적으로는 ‘작은 노력도 쌓이면 언젠가는 큰 성과를 낸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부정적으로는 ’작은 일이라도 처음에 그르치면 나중에 큰 낭패를 보게 된다‘ 는 뜻도 담겨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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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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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광장] 이재훈 시인·건양대 교수필자는 매주 기차를 타고 서울과 대전을 오간다. 이런 삶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어느새 적응하여 살고 있다. 시간이 급할 때는 KTX를 타지만 무궁화호도 제법 많이 이용한다.기차를 타는 것은 다른 교통수단과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일종의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랄까. 특히 무궁화호를 타면 더욱 그렇다. 왠지 삶은 달걀과 김밥과 사이다를 먹어야 할 것 같다. 차창 밖의 풍경을 보면 이 기차는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시간은 우리의 감각을 다르게 변화시킨다. KTX가 나온 이후 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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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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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고전여담에 선기후인(先己後人)란 글이 있다. 먼저 선(先), 몸 기(己), 뒤 후(後), 사람 인(人)자를 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자기를 먼저 하고 남을 뒤로 한다’는 뜻이다. 남의 일보다 자신의 일을 성실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아가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우선 자신부터 스스로 살피고 책임을 다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비슷한 자성어로는 ‘눈이 바로 앞의 속눈썹조차 보지 못한다’는 목불견첩(目不見睫), ‘잘못의 원인을 남이 아닌 자신에게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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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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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많은 생명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채비와 떠날 준비를 하는 계절이다. 인생에서의 가을은 중년에서 노년기 초기의 삶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이때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돌아보고 또 죽음에 대한 대비를 해나가는 때이기도 하다.지난 12일은 죽음 앞의 쉼터인 ‘호스피스의 날’ 이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세계 호스피스·완화의료 동맹이 호스피스와 완화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이 날은 세계 70여 개국이 해마다 참여하고 의미 있는 날이다.우리나라도 2017년 8월부터 시행된 ‘호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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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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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추석이 지났다. 가족, 친지들과 한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큰 기쁨 중의 하나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고 한다.가장 즐겨 먹는 음식으로 LA갈비가 손꼽히고 있는데, LA갈비는 미국식으로 얇게 썬 소갈비를 말한다. LA갈비는 작은 갈비뼈에 고기 살에 붙어 있지만, 얇게 썰렸기 때문에 양념이 짧은 시간 내에 스며들고, 굽는 시간도 짧아서 사람들이 즐겨 먹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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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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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요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중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청년들의 일자리 부분이다. 국가는 첨단사회로의 진입을 외치고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청년들은 취업에 대한 염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걱정하고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청년 고용 환경이 개선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내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인구에 비해 취업자 수 증가가 적은데도 실업률이 감소한 것은 학생, 취업준비생, 취업 포기자 등 경제활동인구에서 측정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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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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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베버리지의 사회보장보고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인생의 시작(요람)부터 끝까지(무덤)를 의미하는데 복지국가의 사회보장 제도에서 국민의 삶을 전 생애에 걸쳐 보호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베버리지 보고서는 빈곤, 질병, 무지, 나태, 불결 등 사회적 위험을 국가가 책임지고 국민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제목인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복지국가의 방향과 슬로건으로 자리 잡았다.최근 한 기업주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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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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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생명은 고귀하다. 고귀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인간은 최소한의 권리라도 보장받고 안전하게 살고 싶어 한다. 더구나 아동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경우는 더 그렇다.아동 인권은 아동이 인간으로서 가지는 기본적 권리와 생애 주기적 특성에 따라 발달 시기에 적절하게 보호와 배려를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얼마 전 이러한 보호와 보살핌이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 앞에서 발생한 어린이 유괴행위가 "장난이었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초등학생을 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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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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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인공지능(AI)시장을 놓고 세계는 무한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와 존망이 걸린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내로라하는 국가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AI 기술 개발에 국가적 명운을 걸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제자리걸음도 모자라 뒷걸음질을 치는 중으로 보여 안타깝기가 그지없다.우리나라의 AI 산업 정책은 겹겹이 쌓인 규제 장벽과 관료주의로 신기술 개발마저 지연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인재를 양성하고 유출을 막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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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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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 ·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삼국사기의 신라 본기에는 신라 진흥왕 37년(576년) 미모의 여성을 리더로 하는 원화제도가 도입돼 군의 인재 선발을 담당했다는 기록이 있다.원화는 시작부터 준정과 남모, 두 여성 지휘관의 다툼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능력과 관계없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기준만으로 선발되었던 탓에 시기· 질투와 이간질이 빈번했고, 결국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이 나게 된다. 준정이 남모를 자기 집으로 유인해 억지로 술을 먹여 취하게 하고는 강물에 던져 죽인 것이다. 진흥왕은 준정을 사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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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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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보다 치열했던 폭염 속에서 여름휴가철도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한여름의 더위를 피해 떠나는 여름휴가! 설레는 마음들은 같아도 그 풍경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사람들은 더 이상 휴가 인파가 북적이는 해변이나 고속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에어컨 아래에서 시원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거실과 먹거리가 가득한 휴대폰 속 배달 앱, 또 취향대로 고를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 우리에게 새로운 피서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조용하고 편리한 ‘집콕 바캉스’가 올여름 휴가의 풍속도로 자리 잡은 셈이다. 집에서 종일 뒹굴며 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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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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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고전 여담에 화복무문 유인 자초 라는 말이 있다. 재앙 화(禍),복 복(福), 없을 무(無), 문 문(門), 오로지 유(惟), 사람인(人), 스스로 자(自), 부를 초(招)자를 쓴다. 한 마디로 매사에 화나 복이 찾아오는 데는 정해진 입구가 없으며, 오로지 사람이 그것을 불러들일 따름이다’ 는 뜻이다.중국 춘추시대를 기록한 역사서인 ‘춘추 좌전’ 양공 23년 조에 나온다. ‘회남자’ 의 ‘화와 복은 문이 같다’(禍福同門·화복동문), ‘맹자’의 ‘하늘이 내린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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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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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볼 견(見), 이익 리(利), 잊을 망(忘), 의로울 의(義)자를 쓰는 '견리망의(見利忘義)'란 고사성어가 있다. '눈앞의 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는 뜻이다. 반대되는 말은 견리사의(見利思義)다. 이익을 보면 인의(仁義)를 생각한다는 의미다. ‘견리망의’는 고전 문헌에 직접 등장하는 성어는 아니다.자유로운 삶을 강조한 철학적 우화집 ‘장자’(莊子)에 전해지는 한 일화가 그 배경으로 자주 인용된다. 장자가 어느 날 밤나무 숲을 거닐다가 매미를 노리는 사마귀, 사마귀를 노리는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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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8.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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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우리 사회는 싱글의 시대, 혼자 사는 노후가 보편화된 시대로 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1인 가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1인 가구 비율은 33.4%로,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혼자 사는 가구다. 혼자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복지선진국이라고 해서 고령자들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소의 생활비 정도인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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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8.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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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는 왜 이럴까? 해가 떴다 하면 폭염, 비가 왔다 하면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세계 곳곳에서 재난으로 변해 지구촌이 시달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와 중국 충칭에서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도시 기능이 마비됐고, 인도 북부와 유럽 남부는 5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전력 공급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이 같은 이상기후는 더 이상 '기후위기'라는 미래형 담론 속에 존재하는 위협이 아니라, 세계 주요국에서는 오히려 기후정치가 후퇴하고 있는 지경이다. 지구촌 인류 공동의 위기인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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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7.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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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시급 1만 원이 갖는 의미를 종종 생각해 본다. 노동자가 고생하는 것에 비해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미숙련 인력의 경우 1만원의 생산성을 해내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매장이 살아남으려면 생산성이 뛰어난 핵심 인력이 있어야 한다.노동자의 뛰어난 생산성이 사실상 매장을 먹여 살리기 때문이다. 매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역할은 해내지만, 생산성만 따졌을 때 자기 급여에 상응하는 몫을 다 해내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노동자도 많다. 그런데도 매장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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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7.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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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고령운전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다양한 대책이 추진됐지만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로 인해 65세 이상 운전자의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이와 함께 고령 운전자와 관련된 교통사고도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예도 많다. 교통사고 중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 발생 건수 대비 사망자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는 것도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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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7.13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