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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 늘 우리가 입는 삶의 필수품인 옷은 매 순간 우리의 내면과 심리가 투영되는 자아의 표현 도구이다. 우리는 편해서, 잘 보이고 싶어서 혹은 우리를 감추거나 드러내고 싶어서,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옷을 고르지만 정작 그 옷이 곧 나라는 의식은 잘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다.‘보그’ 편집장직을 내려놓고 나서 알렉산드라 슐먼이 옷을 직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진심으로 즐기게 된 뒤, 자신이 가진 옷에 대해 왜 샀는지, 옷을 입으며 어떤 기분이 들기를 바랐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듯이 우리도 늘 입
살며생각하며
충청일보
2025.11.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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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박효영 궁중기록화가△그림 설명 '평생도(平生圖)'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인생을 단계별로 그려 놓은 그림이다. 이 그림은 보통 병풍처럼 접을 수 있는 여러 폭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그중에서도 6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평생도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만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탄생, 결혼, 출세, 은퇴 및 회갑 등의 순서로 구성된다. 탄생과 건강함을 기원하는 돌잔치, 신랑과 신부가 예를 갖추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혼례를 올리는 결혼은 가정을 이루는 중요한 순간을 보여준다.또한 조선 시대에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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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11.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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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전미영 2M 인재개발원장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검색, 쇼핑, 학습, 심지어 친구와의 대화까지 AI가 개입하지 않는 영역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특히 청소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AI와 데이터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편리함의 이면에는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바로 데이터 윤리이다.데이터 윤리란 단순히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가 수집·분석·활용되는 모든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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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11.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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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 채플린의 '라임라이트Limelight'(1952)는 잊힌 늙은 광대 칼베로와 삶의 의욕을 잃은 젊은 발레리나 테리가 서로를 격려하고 구원하는 과정을 통해 인생 무대의 세대 계승을 보여준다.칼베로에는 당시 반공 이데올로기 광풍으로 미국에서 추방당해 있던 무성영화시대 코미디 배우 채플린 자신의 처지가 깊게 투영되어 있다. 영화 속 칼베로의 공연들은 작품의 핵심 메시지들을 상징적으로 전달하는데, 그중 성공한 테리의 공연 전 자투리 공연에서 칼베로가 선보이는 마지막 무대는 그 자체로 '라임라이트'주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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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10.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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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박효영 궁중기록화가△그림 설명화접도(花蝶圖)는 꽃과 나비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써, 사랑과 풍요, 화합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탐스럽고 소복하게 핀 색색별 꽃들과 함께 어울려 나풀나풀 날아드는 나비의 구성은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다. 꽃과 나비가 갖는 다채로운 색감과 자유로움이 매력적인 특징을 가진다. 나비는 한자어로 80세를 뜻하는 단어와 같은 발음이 나서 장수의 의미를 뜻하며, 기쁨과 행복의 상징으로써 부부간의 화목한 금실과 자손번영의 뜻을 내포하기도 한다. △제작 후기경복궁 내에서 왕의 수라를 만들던 공간인 소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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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10.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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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청주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라포르짜 오페라단의 ‘팔리아치Pagliacci’공연이 있었다. 2010년 청주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결성한 라포르짜 오페라단은 매년 수준 높은 정통 오페라 공연을 선보이며 지역 문화예술의 자부심이 되어 왔다.이번에 라포르짜 오페라단이 선보인 ‘팔리아치’는 이탈리아 작곡가 루제로 레온카발로Ruggero Leoncavallo(1857-1919)가 작곡한 2막짜리 오페라로 1892년 밀라노에서 초연된 이후 오늘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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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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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전미영 2M 인재개발원장 AI는 더 이상 미래의 막연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삶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혁신적 변화의 시대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할까?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만큼, 데이터를 이해하고 능숙하게 활용하는 능력이야말로 미래 세대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다.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AI와 함께 살아갈 역량을 심어주는 '실천하는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깊이 있게 모색해야 할 때이다.기존의 지식 암기 위주 교육만으로는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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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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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박효영 궁중기록화가△그림 설명 연화도(蓮花圖)는 크게 연꽃만을 주제로 한 그림과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다른 사물이 함께 그려진 그림으로 나눌 수 있다. '연蓮'은 물 위로 줄기가 높이 솟고 잎이 큰 꽃인 '하화荷花'와 수면에 잎이 떠 있고 꽃줄기가 수면에서 약간 솟아 핀, 보통 수련睡蓮이라 부르는 '연화蓮花'로 나뉜다. 연꽃은 다양한 상징성을 가지고 각 종교 및 문화의 함의를 담아 그림의 소재로 그려진다. 불교에서 말하는 생명의 근원으로서 연꽃이 있다. 연꽃은 불교에서 대자대비大慈大悲를 상징하여 불교미술의 주요 문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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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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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 알록달록 여러 색을 이어 붙인 색동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창덕궁 후원 정자들을 보러 갔다가 입장 시간을 기다리며 우연히 전통 아트샵에 들렀는데, 거기 전시된 흰 누빔 천 가방 포인트 장식 색동고름을 보는 순간, 단박에 색동에 매료되었다.색동(色동)은 색상을 의미하는 한자와 옷감이나 색깔의 구획 혹은 이어 붙인다는 뜻의 순우리말이 합쳐진 단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나타나는 색동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쳐 옷과 자수, 보자기 등 1,500년의 긴 세월 동안 생활 속 무늬로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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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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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박효영 궁중기록화가 ◇그림 설명거제부지도(巨濟府地圖)는 18세기에 그려진 조선의 각 도별 군현 지도집인 해동지도에 수록된 거제 지역 지도이다. 7진(수군진)의 위치와 임진왜란 이후 고현(고정리)에서 지금의 거제면으로 옮겨진 읍치에 자리한 동헌, 객사, 향교 등이 자세히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한산도가 거제부지도에 표기되어 있어 임진왜란 당시 대승했던 한산도 대첩을 거제의 역사로 포함하며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하는 의미가 있다. 현재의 지도에 비한다면, 정확도 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으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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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8.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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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 우리는 흔히 높고 거창한 것을 추종하지만, 때로는 낮고 미미한 것이 위대한 통찰을 주기도 한다. 맨바닥에 붙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이끼도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오랜 생존의 지혜를 전하는 것 중 하나다. 화려한 꽃도 우뚝한 키도 없이 단조로운 이끼가 식물학적으로는 매우 독특하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이끼는 생태계 최초의 정착자이다. 이끼에는 물과 양분을 흡수하는 진정한 뿌리 대신 몸을 땅에 고정하는 헛뿌리만 있다. 진정한 뿌리는 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일정량의 토양이 필요하지만, 고정 기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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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7.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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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박효영 궁중기록화가◇그림설명영모도(翎毛圖)는 새 깃과 짐승 털이라는 뜻인데, 날짐승과 길짐승을 가리킨다. 영모에 속해 있는 동물은 십장생을 비롯해, 학, 백로, 봉황, 공작, 앵무, 꾀꼬리, 비둘기, 꿩, 닭, 기러기, 참새, 비취새, 매, 팔준마, 기린, 사자, 코끼리 등과 관련된 것이다.조선시대에는 이 밖에 까치와 오리, 원앙, 용, 호랑이, 해태, 개 등을 제재로 한 화제도 영모에 속했다. 영모의 소재인 새와 짐승류는 인간의 동반자로서 삶의 소망과 결부되어 이를 보호하고 도와주는 벽사와 길상의 대상으로 선사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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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7.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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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전미영 2M 인재개발원장 '피벗'은 본래 스타트업이 시장 변화에 따라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이 개념이 개인의 커리어와 삶에도 적용되어야 한다.AI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이는 많은 직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단순히 과거의 지식과 기술에 안주하는 것은 도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따라서 우리는 스스로를 하나의 기업처럼 생각하고, 끊임없이 시장(즉, 변화하는 사회와 직업 환경)의 요구에 맞춰 자신의 핵심 역량과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살며생각하며
충청일보
2025.07.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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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아버지는 생전에 식물 돌보는 것을 좋아하셨다. 필자가 자랄 때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살 때, 아빠는 늘 정원의 잔디와 식물들을 정성껏 가꾸셨고, 이후 아파트로 이사하시고 나서는 화분에다 여러 식물들을 심고 가꾸셨다. 나는 아빠가 식물 가꾸시는 것을 보고만 자랐지 내가 식물들을 직접 돌본 적이 거의 없다 보니 식물이 자라고 꽃을 피우고 하는 것도 당연한 것으로만 여겼다.성인이 된 후 혼자서도 간혹 작은 풀꽃을 사본 적은 있지만 오래 잘 키워보지는 못했다. 결혼하고는 식물 돌보는 것은 남편이 맡아주었다.
살며생각하며
충청일보
2025.07.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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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전미영 2M 인재개발원장AI는 이제 미래가 아닌 현재의 핵심 기술이다. 우리는 AI가 가져올 혁신적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AI는 데이터를 학습하여 가치를 창출한다. 따라서 AI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이터 기반 교육'은 필수적인 역량이다.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패턴을 인식하고 예측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따라서 AI 시대의 미래 인재는 단순히 AI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의 본질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살며생각하며
충청일보
2025.07.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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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박효영 궁중기록화가(그림 설명) 화조도(花鳥圖)는 꽃과 새를 소재로 하여 그린 그림으로써 산수화와 인물화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려 시대 때 본격적으로 대두된 이후 조선 시대에 널리 사랑받으며 성행했다. 화조화는 조선 시대 화원들이 즐겨 그린 소재였으며 화원의 시취(특별채용시험)에 인물과 함께 심사과목으로 채택되는 등 그 위치가 확고하였다. 화조화에 있어서 조선시대에 즐겨 그려진 새로는 까치 · 매 · 독수리 · 학 · 꿩 · 참새 · 닭 · 원앙새 · 물오리 · 백로를 포함한 물새들, 딱따구리 ·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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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6.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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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지난 5월 23일 ‘문학실험실’ 후원모임에 ‘비주얼씨어터 꽃’ 연출가이자 배우 이철성의 ‘한 사람을 위한 마사지사’ 공연이 있었다. 관객이 직접 마사지 고객으로 참여하는 이 공연에서 고객이 무대에 편한 자세로 옆으로 눕자 배우 마사지사는 사람 몸보다 큰 종이를 고객에 덮은 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두 손으로 정성껏 마사지를 해준다. 전신 마사지가 마무리되자 마사지사는 고객의 몸 형체가 고스란히 남은 종이거푸집을 들어 바닥에 두고 거기서 얼굴 부분만 동그랗게 잘라둔다. 고객은 종이에 새겨진 자기 몸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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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6.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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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박효영 궁중기록화가(그림 설명)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는 진귀한 제기, 식기 등의 옛 그릇을 그린 기명도와 꺾인 꽃, 나뭇가지 등을 그린 절지도를 하나로 조화롭게 표현한 그림이다. 기명절지도는 정지되어 있는 사물, 생활 주변의 소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서양의 정물화와 비슷하게 보이나 사실적이고 정적인 서양에 비해 동양의 기명절지도는 부귀, 평안, 번영 등을 나타내는 소재의 상징성과 생동감있는 표현에서 뚜렷하게 구분된다. 당시 조선 사회에서 실용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던 도자기, 놋그릇, 주전자는 그 자체로도 미적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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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5.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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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최근 언어, 회화,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영역의 생성형 AI가 그동안 인간의 고유한 자질로 여겨졌던 창작까지 실현해내게 되면서, 인간 같은 인공지능,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AI가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등을 창작하기는 하지만, AI의 창작 방식이 인간의 창작 방식과는 다르며, AI가 인간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서 언어나 음악, 그림, 영화 등으로 표현하는 ‘이행’ 자체는 아직 실현해내기 어렵다. 그런
살며생각하며
충청일보
2025.05.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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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전미영 2M 인재개발원장인공지능(AI)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우리 사회는 전에 없던 변화의 물결에 직면하고 있다. AI는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가 있는 것이라. 바로 ‘소통’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한다는 점인 것이다.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탁월하지만, 인간 고유의 감정과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기도 하다. 따라서 AI 시대에는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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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2025.04.23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