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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변광섭 컬처디자이너·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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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2  14: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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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섭 컬처디자이너·수필가] 개척하는 마음으로 창아라. 더 낮은 자리에 서라. 높은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안정된 순간에 느슨해진 마음을 경계하라. 교회 재정의 65% 이상을 선교와 구제를 위해 사용하라. 교회가 매력 있고 향기 날 때 사람들이 온다…. 송석홍 원로목사(72)의 희망얼굴 희망학교 특강은 잔잔한 감동이었다.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머뭇거릴 때 내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욕망과 위선, 거짓과 이기주의가 만연된 이 사회에 주는 메시지다. 교회세습 등으로 종교의 권위가 추락하고, 자본주의가 벼랑 끝에 있는 이 시대에 진정한 희망이 무엇인지를 웅변했다.

송 목사는 가덕면의 산골마을에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네에 있는 작은 교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서남교회에서 청년부 활동을 했다. 청주대학교에 들어가서는 대학생 선교회인 CCC 회장을 맡기도 했다. 청주를 대표하는 서남교회에서 20주년 기념으로 개척교회를 만들었다. 상당교회였는데 이곳에서 5년간 목사로 일을 했다. 30대 청년의 열정과 눈물과 땀을 모두 바쳤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낡은 집 한 채까지 바쳤다. 그렇게 정성들인 개척교회가 500명이 넘는 교회로 성장했다. 물론 지금은 청주에서 가장 큰 교회가 되었다.

이처럼 잘 나가던 시절에 미국에서 전화 한 통이 왔다. 미국으로 건너와 개척교회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지인의 전화였다. 망설였다. 힘들게 일으켜 세운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싶었다. 그렇지만 떠나기로 했다. 이 또한 운명이고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고 안정을 되찾을만할 때 마음이 요동쳤다. 더 낮은 곳으로, 개척하는 마음으로 새 길을 가야겠다고 맹세했다.

그래서 귀국 후 중부명성교회를 설립했다. 아파트에서 신도 몇 명으로 시작했다. 교회 재정의 65% 이상을 선교와 구제를 위해 쓰겠다고 다짐했다. 주보 1면에 못을 박았다. 개척교회의 어려운 살림에도 이를 실천했다. 자신과의 약속이고, 신도와의 약속이며, 하나님과의 약속이다. 재정이 좋아질 때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자칫 마음이 무디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부터 강행했다. 교회가 가야할 길을 실천한다며 박수치는 사람들이 생겼다.

중부명성교회는 현재 출석 성도 2천여 명의 대형교회로 성장했다. 전 세계 60개 나라에 선교사가 파견되어 있다. 고아원, 양로원 등 소외계층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재정을 쓰는 일에 인색하지 않다. 교회의 성가대나 장로 등 모든 사람이 봉사를 한다. 서울 등 일부 대형교회에서 교회 세습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송 목사는 2017년 10월에 퇴임하면서 후임 목사 선임에 일체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지, 목사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부명성교회는 후임 목사 선임을 위해 전국공모를 실시했다.

송 목사는 말한다. 교회가 욕망으로 얼룩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것이다. 교회에 매력이 넘치고 향기가 날 때 사람들이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그 매력과 그 향기는 목사가 만들어야 한다. 개척하는 마음으로, 더 낮은 자리에 서라.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 망설이지 말라. 저마다의 가슴에 향기나는 사람이 되라. 누군가의 희망이 되라….  개척하는 마음으로, 더 낮은 자리에서 사는 것이 어디 목회자 뿐일까.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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