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충청의 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PC 사용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작업을 빨리 끝낼 수 있는 좋은 성능의 PC를 갖기 원한다. 성능 좋은 PC를 갖기 위해서는 물론 최근 출시된 PC를 구입하면 좋겠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차선책인 기존의 PC를 사용하면서도 성능을 높여줄 방법으로 RAM의 용량을 늘리거나 하드디스크의 느린 속도를 보완해 줄 SSD로의 이전을 고려한다.

필자도 작년에 구입한지 오래되어 느려진 PC의 성능을 RAM용량 증설을 통해 높여 보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뒤져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는 너무 올라버린 RAM 가격에 증설을 포기하고 후일을 도모하며 아직까지 그대로 쓰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각종 매체를 통해 반도체 메모리 가격이 많이 싸졌다고 해서 얼마 전 RAM과 SSD의 가격을 검색해 보았다. 2018년 4월 9만927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8G RAM 가격은 현재 4만2900원을 기록, 1년 만에 절반이상 내렸다. SSD의 사정도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500GB SSD 가격은 2018년 3월 20만2300원에서 현재는 9만2300원으로 떨어졌다. 이 또한 1년 만에 절반 이상 하락한 모습이다.

이제는 RAM을 추가 구매해 PC의 성능을 높여 볼만해 진 것 같다. 각종 매체에서만 듣던 반도체 경기의 하강 국면이 피부로 느껴진다. 작년에 반도체 경기가 초호황이었던 이유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전쟁을 대비하며 몇 조씩 들어가는 데이터 센터를 수십 개씩 짓느라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메모리 물량이 부족해 심지어는 생산하기도 전에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도 데이터 센터를 계속 지을 수는 없는 것이고 이로 인해 올해 들어서는 신규 반도체 메모리 수요가 급격히 줄어 드디어 반도체 경기가 급격한 하강기를 맞게 된 것이다. 데이터센터 구축 다음을 대비할 아이템이 나와야 하는데 마땅히 없다. 다행히 최근 5G 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이와 연관된 IoT 관련분야에 대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IoT분야가 반도체 수요를 이끌 수 있는 이유는 IoT 기술은 센서를 위한 디바이스, 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저장을 위한 스토리지, 분석을 위한 알고리즘, 판단을 위한 인공지능, 마지막으로 액션을 위한 로봇까지 4차 산업 관련 핵심 기술이 총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이미 이러한 생태계를 모두 갖추어 둔 상태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게 될 대중화 시점까지는 몇 년 남지도 않았다. 생태계는 한번 구축되면 판을 엎기 힘들다. IT분야는 승자독식의 생태계이기 때문에 2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수조씩 들여 데이터 센터를 짓고, 수많은 음성인식 스피커가 경쟁하고, 대형 기업들끼리 M&A를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와 내가 속한 조직, 나아가 대한민국은 다가오는 세상을 알고 적절히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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