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영 괴산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

 

[기고] 임태영 괴산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유난히 나라사랑 관련된 책이나 영화뿐만 아니라 기념행사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 탓인지 필자 또한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고, 그 책에는 독립운동가 이시영 선생에 대한 강직한 청렴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개항과 함께 새로운 문명에 충격을 느꼈을 테고, 발전을 못 따라간 제도의 폐허 속에 망해가는 나라를 보며 빈번했던 수탈과 억압을 견뎌내야 했다. 그 후 해방과 분단에서 역사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권력과 명예, 재력을 모두 갖춘 명문가 출신의 이시영 선생 또한 그 자유롭지 못한 선조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런 이시영 선생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은 언제나 여유롭지 못하고 힘든 순간이었지만, 그의 선택은 아스팔트에서 자라는 한 송이의 꽃처럼, 작은 희망을 꿈꾸며 미래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그러한 선택 중의 하나로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이 되었지만, 부통령직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부통령 사임서를 국회에 제출하며 그는, 부패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했고,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퇴임사를 발표하였다.

퇴임사에는 "정부에 봉직하는 공무원 된 사람은, 특히 부통령이라는 처지는 부질없이 공위에 앉아 허영에 도취될 것이 아니다. 나는 적재적소에 인재가 등용된 것을 보지 못하였고, 이러한데다가 탐관오리는 발호하며 국민의 신망을 상실케 한다. 나는 관기가 흐리고, 민막이 어지러운 것을 목도하면서 무위 무능하여 속수무책으로 방관할 따름이니 이에 부통령직을 사임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는 이시영 선생이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책 제목처럼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그는 누구보다도 청렴결백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킴이었던 것이다. 이시영 선생은 나라가 식민지화 되자 자신의 모든 재산을 즉시 처분하고 항일운동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하며, 스스로 고통스러운 길을 선택했다. 부패가 일상화되고 뇌물이 필요악이 된 이 사회에서 우리는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부정과 부패, 공직자로서 청렴하지 못한 삶을 바로잡지 못하면, 얼룩진 과거의 역사는 지금 그리고 내일의 자화상이 될 지도 모른다. 이 글을 통해 공직자 스스로, 더 나아가 지금 우리 사회의 얼룩진 부분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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