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일 장애인고용공단 충북지사장

 

[기고] 박병일 장애인고용공단 충북지사장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모두 천국으로 향해 가고자 했지만 우리는 엉뚱한 방향으로 걸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행본인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 나오는 구절이다. 프랑스 혁명을 앞두고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심리상황을 묘사한 이 구절은 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장애인고용의 현 주소와 절묘하게 들어맞는 것 같다.

최근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기술 때문에 장애인근로자의 일자리를 기계가 위협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공단 고용개발원의 2018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임금근로자 중 절반 이상이 단순노무 종사자(37%), 기계 조작 및 조립종사자(14%)이다. 이는 앞으로 급속화 될 자동화 기계화를 통해 장애인근로자의 직무가 쉽게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근거가 된다.

이렇듯 기술발전은 장애인의 사회생활과 경제생활에 있어 기회이자 위협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이러한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틈새직무들을 창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2018년도에 진행했던 LH 홀몸어르신 돌보미 직무는 55세 이상의 취업이 어렵다고 여겨지는 고령 장애인들도 충분히 직무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얼마 전 공단 충북지사에서 추천하여 LH 충북지역본부에 근무했던 65세의 김00씨를 다시 만났다. 그가 "내가 나이가 많고 또 장애인이여서 취업하기 힘들었는데, 일을 하니까 집에서도 자신감도 생기고 기운도 난다."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하는 장애인들에게 우리 공단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장애인들은 언제든지 공단의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불안하고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다.

매년 4월은 장애인고용촉진 강조의 달이다. 장애인고용과 관련된 많은 외·내부적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이다. 우리 공단에서도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를 양재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개최한다. 4.22(월)~4.23(화) 이틀 동안 열리는 박람회에서는 장애인들의 직업 활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보조공학기기가 전시된다.

시각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점자정보단말기나 청각장애인에게 음성을 글로 실시간으로 변역해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이동수단들을 통해 기술 발전이 장애인에게 한 줄기 빛이 되는 광경을 한 곳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올해도 돌아온 4월을 맞아 어렵고 혼란스런 이 시기에도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의 이야기에서 말하는 '빛의 계절이자 지혜의 시대, 희망의 봄'이 장애인들의 눈앞에 펼쳐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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