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멸종위기 15종 서식
군사훈련·캠핑에 훼손 우려
훈련지 이전·축소 협의 중"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광활한 억새 군락을 이뤄 영화와 드라마 단골 촬영지였던 충북 충주 비내섬(사진)에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추진된다.

충주시는 하도습지로 분류되는 비내섬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비내섬에서 생태 정밀조사를 벌여 다양한 서식 생물을 발견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각종 식물과 포유류, 조류, 어류, 양서파충류, 육상 곤충, 저서성 대형무척추 동물, 식물 플랑크톤 등 865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생물만 해도 단양쑥부쟁이, 수달, 삵, 호사비오리, 큰고니, 독수리, 참매, 수리부엉이, 흰목물떼새, 흰꼬리수리, 묵납자루, 꾸구리, 돌상어, 표범장지뱀 등 15종에 달한다.

센터는 비내섬을 습지보호지역으로 관리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습지보호지역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도래 지역, 특이한 경관·지형·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을 중심으로 지정된다.

시는 풍부한 생물 다양성, 군사 훈련과 캠핑 차량 통행 등에 따른 훼손 가속, 주민들의 생태자원 효율적 이용 염원 등을 이유로 환경부에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환경부는 비내섬 일부가 미군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대체 훈련장 조성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라는 취지로 조건부 수용의사를 밝혔다.

현재 비내섬 62만8487㎡ 중 9만9000여㎡가량은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에 포함돼 연간 8주 동안은 주한미군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미8군, 육군본부, 환경부, 충북도 등과 두 차례 협의를 벌여 미군 훈련 이전 대상지 3곳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마지막 주에 3차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훈련장 이전 후보지 주민들이 반발할 수 있어 비내섬 훈련장을 축소하거나 훈련 일정을 줄이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훈련장 문제가 조율에 성공해 비내섬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도내 첫 사례로 기록된다.

이후 시는 람사르 습지 지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앙성면 조천리에 위치한 비내섬은 강에서 유입된 토사가 퇴적하면서 형성된 내륙 섬으로 갈대와 억새 군락 비경으로 유명하다.

시 관계자는 "비내섬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체계적 관리로 생물 다양성 유지와 생물자원 보호가 용이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생태관광과 습지 주변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녹색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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