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새롭게 돋아나는 초목들이 나날이 푸르러지며 오월의 따사로운 햇살 아래 춤을 춘다. 꽃집에는 카네이션 같은 꽃을 사는 사람으로 붐비다. 특히 주말이면 꽃집 앞에 정차하고 꽃을 사는 사람들 때문에 차량 통행에 지장이 많아도 꽃을 닮아 곱고 아름다워 불편도 감수한다.각종 봄꽃 축제와 함께 가정의 달답게 행사도 많다. 1일은 근로자의 날,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1일은 입양의 날, 12일은 부처님오신날, 15일은 스승의 날 및 국제 가정의 날, 20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 등이 있어 감사와 사랑을 전하기에 바쁘지만 뜻깊다. 좀 생소한 국제 가정의 날은 변화하는 현 세계에서 가정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에 대해 정부와 민간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유엔이 제정한 날이다.

가정(家庭)의 사전적 의미는 부부를 중심으로 그 부모나 자녀를 포함한 집단과 그들이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인 집을 포함한 생활 공동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 바람직한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크고 작은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어 안타깝다. 범죄는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그 근본적 방지는 올바른 사회의 형성에 있다. 사람이 태어나 최초로 접하는 사회적 환경인 가정과 학교의 역할이 중차대하다. 가정이란 가족의 성실함과 우정과 도움이 만나는 곳이고, 어린이들의 첫 교육의 장소이며, 자녀들은 무엇이 바르고 무엇이 사랑인지 배운다. 상처와 아픔은 가정에서 치유되고, 슬픔은 나눠지고 기쁨은 배가되며, 어버이가 공경 받고, 자녀들은 사랑 속에서 꿈을 키우며 자라난다. 어린이날인 5일 새벽, 경기도 시흥시의 한 농로에서 30대 부부와 두 살, 네 살배기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차 안에서 숨진 사건 같은 가정 파괴 사례는 경각심과 슬픔을 준다.

학교교육은 교육 주체 간 의사소통이 원만하고, 교장과 교사뿐 아니라 교사·학부모·학생이 서로 신뢰하고 협조를 잘 하여야 한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데, 갈수록 학교 현장에 부끄러운 일들이 필자가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의 불손한 태도, 심지어는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교사의 이야기도 들린다. 학부모들의 교권침해는 더욱 심각하다. 악성민원, 허위사실 유포 등 교권침해는 교사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어디 가서 말도 못 하고 남몰래 정신건강 치료를 받는 교사도 많다니…. 오죽하면 교직 관련 소송에 대비한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교사가 늘어날까.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현대인들의 가정의 파괴로 인한 충격을 우려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 이혼율, 청소년 가출, 자살률, 낙태율 등 좋지 않은 것에서 손꼽히고 있다.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은 회피하고 이혼은 늘고, 국가는 고령화 되는 등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공경과 사랑이 꽃피는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되어야 한다. 웃어른을 극진히 모시고, 예절을 갖추고 가르침에 잘 따라야 한다. 아랫사람을 진심으로 아끼고 이해하고, 인격과 의견을 존중하고, 정성을 다해 돌보아 주는 동방예의지국의 미풍을 되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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