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교육 실습을 다녀 온 교직과목 이수중인 예비교사들과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 1순위로 자유분방함을 꼽았다. 선생님을 또래 대하 듯한 분위기와 두 번째는 학교 시설 및 기자재 선진화, 그러나 정작 변화해야 할 덕목인 수업에서 철저하게 무시된 학생 패싱에 구체적 비명소리를 냈다. 불과 두 세명 학생만 참여할 뿐 대부분 시늉 정도란 결론이다. 필자의 40여년 교직 경륜까지 동원해 꿰매려했으나 요즘 말로 “헐~”아닌가.

최근 스승의 날을 맞아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자료)결과 교원 사기가 80%대로 떨어졌다. 원인이 뭘까 억울했다. 부서지도록 열정을 뿜어내도 끊이지 않는 학부모 민원과 교육 불신에 있다. 힘 빠진 교육현장, 고독한 교권의 현실은 버겁고 냉혹하다. ‘선생님’ 명함만으로 존경은커녕 가시밭길 사도(師道)다.

사전적 의미로 교육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및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인데, 남의 일처럼 비겁하다. 그러고도 핑계 천지다. 상상조차 힘겨운 사건 사고에 엉킨 ‘선생님을 우습게 아는 현실조차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게 말이 되나.

필자는 ‘학생의 인성 보다 학부모 변화와 혁신, 참 교권 정착을 연속 집필해 왔다. 학교장 혹은 일부 교원의 독자적 자구 행보만으로 어렵다. 법이 물러서도 아니다. 잊혀진 스승 상을 아이들은 먼저 눈치 챈다. 그걸 지켜보는 부모들, 심장 떨릴 수밖에 없다. 학생·선생님·학부모 역학관계가 무너지면 ‘백년지 대계’ 역시 어둡다.

비록 조금 소란하더라도 개개인의 의견이 존중된 학교생활에 빠져 장난 치고 싶은 친구처럼 와 닿는 선생님과  '재미있게 배우고 신나게 가르치는 현장'이야 말로 행복교육의 아름다운 동행 아닐까. 엄마보다 예쁜 선생님, 아빠보다 든든한 선생님은 '앉아서 햇볕을 기다리지 않고 끌어오는' 교단일기를 쓸 때 가능하다.

세상엔 국보급 스승도 있다. 충북혈액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삼보초 송문규 교장의 경우 1983년부터 현재까지 399차례 헌혈 해온 생명 존중 실천자로 밝혀졌다. 현직 시절 6시 30분 출근, 공교육 밖에서 서성이는 부적응 아이 한명 한명을 순수 인간애·도덕성·윤리의식까지 풀꽃처럼 피워온 후배들에게 교직의 등불로 비쳐지고 있다. “문제 행동은 있어도 문제아는 없다” 며 퇴직 후,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하나 된 지역 돌봄 공동체를 만들어 동네 페스탈로찌로 나선 사뭇 다른 사도의 무게 앞에 귀엣말을 전한다. ‘선생님,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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